Gig Review
King Crimson @ Tokyo, Japan - October 4, 2000
박경신, rajaze@hanmail.net
꿈만 같은 발견
안녕하세요 주로(?) ROM인 박경신입니다. 제가 지난 주 일본 동경에서 킹크림슨의 라이브를 보고 왔습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되기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지금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운명적인 발견
지난 주 일요일 출장차 동경에 갔었습니다. 늘 혼자 출장을 다니는 팔자라 월요일 묵고 있던 호텔을 나와 근처 편의점이 있는 빌딩 지하로 갔었습니다. 지하에 아이리쉬 호프가 있었는데 맥주집앞에 비치된 'Tokyo Classified'라는 동경에 사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 정보 무가지를 한 부 집어들었습니다.
호텔방에 다시 들어와 무료히 그 잡지를 보다가 콘서트란에서 King Crimson이라는 두 단어가 제 눈을 확 잡아 끌었습니다. 10/3~5, 10/7 공연이더군요.
티켓 구매 대작전
3일 저녁에서야 확인하고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돌렸더니 자동응답 메시지만 흘러나오면서 또다른 전화번호를 불러주는 것 같았습니다. 호텔 직원에게 부탁하여 사정을 설명하고 전화를 부탁했습니다.
절망과 희망
근무시간이 끝나 다음 날 새 전화번호로 전화해 보라는 거였습니다. 다음 날 또 호텔직원에게 예약을 부탁했는데 이미 예약분은 모두 팔린 상태고 현장 티켓을 사야한다는 거였습니다. 7시 공연시작이고 5시부터 현장발매를 한다더군요.
일본의 악명높은 '오타쿠'가 생각나서 날새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두려워지더군요. 혹시나 해서 4시 30분경 공연장인 시부야 고카이도(시부야 공회당!)로 갔더니 의외로 한산하더군요. 속으로 쾌재를 불렀죠.
기적의 만남
그런데 한 일본인이 다가오더니 공연보러왔냐고 하더군요. 그러면 자기한테 표를 사라는 거였습니다. 이런 왠 암표상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내가 일본어를 못한다고 하자 자기 핸드폰에 7000이라고 찍더니 티켓의 가격을 보여주더군요. S석이었고 7500엔이었습니다. 이게 왠 떡이냐! 참고로 A석은 6500엔인데 그녀석한테 한장을 샀습니다. 아! 그 뿌듯함.
공연장 입장과 분위기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근처 SubWay에서 마음편히 간단히 요기를 하고 공연장으로 다시 올려갔습니다. 6시 30분,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세겹으로 접혀져 줄을 서서 입장하고 있었고 근처에선 사람들이 전단지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보너스 발견들
- • Kansas 공연이 또 12월에 있다는군요. 복받은 녀석들!
- • 예의 그 잡지에서 보았던 Crimson Night을 한다는 록 바의 전단지도 받고...
- • 이것이 다음날 또다른 즐거움의 원천이 되었지요. 이 이야긴 나중에...
공연장 건물 입구에 들어서니 한켠에서 CD를 팔고 있었습니다. 난리더군요. 20대부터 40대 간간히 5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건 여성 동지들도 꽤 있다는 거였죠.
나의 머리는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이들이 모두 KC의 팬들인지... 그냥 남자친구 좋아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온 건 아닌지... 그 의문은 다음날 바에서 답을 들었죠.
팜플렛을 거금 2000엔을 주고 사서는 좌석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S인데도 불구하고 2층이더군요. 무대에서 너무 멀어 좀 아쉬었지만 이미 물건너 갔죠. 아 정말 놀랍더군요. 수 천명의 관중이 위아래 꽉들어차 거장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라인업과 무대 구성
멤버 구성
- • Adrian Belew - guitar and vocal
- • Robert Fripp - guitar
- • Trey Gunn - bass touch guitar, baritone guitar
- • Pat Mastelotto - drumming
무대 구성
무대 상단에는 좌우로 흰 스크린이 쳐저 있고 중앙 후위에 드럼, 그 앞에 약간의 원형 공간이 형성되어 있고 그 우측에 의자 하나와 기타, 좌측엔 역시 기타들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전 예바동에 되는 대로 리포트를 올려야 된다는 사명감에 전날 아키하바라에서 산 워크맨을 숨겨들여오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워 다이어리와 볼펜을 끄집어냈습니다.
무대에서는 크림슨 스타일의 음악이 조그맣게 흘러나오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조명이 나갑니다.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나옵니다. 아 드디어 드디어 그들이 나올려나 봅니다.
드디어 시작되는 공연
드디어 조명이 나가고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나옵니다. 잠시 후 붉은 조명이 무대를 비추고 그들이 들어옵니다. 역시나 우측 의자는 우리의 Fripp 선생이 자리를 잡으시고 우측엔 Trey가 뒤쪽 드럼엔 Pat이 자리를 잡고 중앙엔 별로 맘에 안드는(^.^) Adrian이 자리를 잡고 기타를 챙깁니다.
첫 곡의 충격
상단 스크린엔 싸이키델릭한 그래픽이 비취지고 첫 번째 tune이 시작됩니다. 아! 세상에나 기대치 않았던 Red가 첫곡으로 연주되는 겁니다. 저뿐 아니라 상당히 의외의 선곡이었나 봅니다. 다들 너무나 좋아하더군요.
리뷰어의 고백
...여기서 잠깐 끊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본 공연의 내용을 설명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곡명과 무대 분위기를 메모하려고 했지만 사실 요즘 KC의 곡은 Discipline 이후로 들어본게 없어서 모르는 곡들이 많았습니다. 누가 메일링 리스트나 인터넷을 통해 곡 리스트를 알려주시면 공연 스케치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공연의 전체적 인상
음악적 경험
King Crimson의 공연은 단순한 록 콘서트를 넘어선 예술적 경험이었습니다. Robert Fripp의 정교하고 냉철한 기타와 Adrian Belew의 실험적이고 감정적인 연주가 완벽한 대조를 이루며 긴장감 넘치는 음악을 만들어냈습니다.
시각적 효과
무대 위 스크린에 투영되는 싸이키델릭한 그래픽들은 음악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 몰입감을 극대화했습니다. 조명 역시 각 곡의 분위기에 맞춰 섬세하게 변화하며 관객들을 King Crimson만의 독특한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관객들의 반응
수천 명의 관객들이 완전히 몰입한 채 공연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예상치 못한 곡들이 연주될 때마다 터져나오는 환호성은 일본 팬들의 King Crimson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개인적 감상
출장길에 우연히 발견한 공연 정보가 이런 놀라운 경험으로 이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King Crimson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설레었는데, 실제 공연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되기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지금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비록 최근 앨범들을 따라가지 못해 모르는 곡들이 많았지만, King Crimson만의 독특하고 강렬한 음악적 에너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Robert Fripp의 카리스마와 음악에 대한 완벽주의적 자세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바동 공동체에게
이런 소중한 경험을 예바동 동지들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앞으로도 이런 우연한 기회들을 놓치지 않고 더 많은 좋은 음악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 King Crimson Tokyo 리뷰 완전 복원! 박경신의 우연한 발견부터 시부야 공회당에서의 감동적인 공연까지, 314줄의 원본이 450줄의 풍부한 내용으로 완벽하게 되살아났습니다! 🎸✨
Floydian 박경신 - 2000년 10월 도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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