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g Review

Roger Waters @ Antioch TN, USA - June 6, 2000

Ticket for Roger Waters Gig

Ticket for Roger Waters Gig

Roger Waters

지난 6월 2일 플로리다의 Tampa에서 Roger Waters의 1999-2000 In the Flesh tour의 2차 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세번째 일정으로 내쉬빌 근처의 Antioch의 Amsouth Amphitheater에서 열렸던 6월6일의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예바동에 7년동안 Roger Waters의 씨디 리뷰, 비디오 리뷰, 부틀렉 리뷰 등등만을 올리다가 이렇게 생 라이브 소식을 쓰게되어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

사실 Roger Waters는 의심의 여지 없이 저의 페이버릿 아티스트입니다. 그는 16년 전에 Yes로부터 1위자리를 탈취한 이후 그동안 저의 퍼스날 챠트의 1위 자리에 머무르고 있죠.

Personal Chart History

1976 - 1977: The Smokie

1978 - 1979: The Bee Gees

1980 - 1981: Led Zeppelin

1981 - 1982: Pink Floyd

1983 - 1984: Yes

1985 - 2000: Roger Waters

이런 Roger Waters가 13년만에 개시한 순회공연이 어쩌다보니 삼십여년만의 저의 첫 미국생활과 겹치게 되어.. 것도 제 집에서 삼십분 정도만 차로 달려가면 되는 거리에서 공연이 열리게 되어 .. 정말 평생 다시 한번 올까말까 한 기회라고 생각이 들어 지체없이 지난 3월 표를 예매하고 매일매일 결혼날짜 기다리는 35세 노처녀처럼 목을 빼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디데이가 밝아오고.. 일을 하는둥 마는둥 빈들대다가 세시쯤 칼퇴근(?)하여 마누라를 픽업해서 공연장으로 향했습니다. 마누라는 물론 그전에는 Roger Waters의 R자도 몰랐으나.. (아.. 작년 In the Flesh 전반부 공연 부틀렉을 내가 하도 많이 굽고있었던 탓에.. Roger Waters..하면 '남편을 지겹도록 씨디를 굽게 만드는 가수' 정도로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차안에서 Roger Waters의 곡들을 틀어놓아 나름대로 캐쥬얼 팬 정도로 만든 상태였습니다.

공연장 도착과 기다림

8시에 공연이 시작이고 5시 15분부터 주차장문이 열린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미리 한번 답습을 다녀온 바.. 그리고 그 Amsouth Amphitheater에 많이 갔던 녀석들의 조언을 들은 바.. 조금만 늦게가면 주차장 들어가기가 무척 막혀서 힘들거라는 생각이 있어서.. 황당하게도 일찍... 채 네시가 되지 않아서 공연장에 도착했습니다.

버지니아... 조지아.. 번호판으로 봐서는 다섯시간 이상씩 운전을 해서 왔을 녀석들의 차가 미리 몇대 나보다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Harvested Records의 티셔츠를 입고있는 녀석들도 몇 보였습니다. Echoes 메일링리스트에서 CDR 위드 조직을 만든 녀석들인데 이번 공연이 끝나고 술집에서 만나기로 했다더군요.

마누라의 투덜거림

따가운 햇볕아래 염려했던 마눌님의 투덜거림이 생각보다 일찍 시작됐습니다.

"아.. 뜨거워 죽겠네.. 왜 이렇게 일찍 와갖고. 저거 미리 들어가는 차들은 뭐야 ?"

"쫌만 참아..아마 쟤네들은 여기서 일할 스탭들일거야"

솔직히 좀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 앞으로 적어도 밤 열한시까지는 공연장에 같이 있어야 할텐데 .. 것도 줄창 서있어야 할텐데.. 담배냄새 술냄새 마리화나냄새 지겹도록 맡아야 할텐데.. 마누라가 과연 견딜 수 있을까. 배고프다고 투덜거리면 어떡하지..

투덜거리던 마누라가 잠시 기절한 사이에 꽤 시간이 빨리 흘러 :-)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가지고 들어가려 했던 도시락..등등은 생각보다 엄중한 센터까기 :-) 덕에 못가지고 들어가고 주차장에서 미리 도시락을 까먹으며 주변 분위기를 살폈습니다.

Pink Floyd T-shirt

Pink floyd 티셔츠는 어떤 그림일까요?

팬들의 연령대와 복장

"오빠 입은 티셔츠랑 똑같은 티셔츠가 왜 이렇게 많아 ?" "정말 많네" 생각보다 젊은 팬들이 많았습니다. 20대가 한 20 % 30대가 한 60 % 나머지 20 % 는 40대 50대 60대의 늙은 팬들이었고 엄마를 따라온 애들도 서넛 있었습니다.

녀석들이 입고있는 티셔츠도 주로 핑크 플로이드 티셔츠.. 간혹 오지오스본이나 레드제플린, 그레이트풀 데드. 간혹 작년에 산듯한 Roger Waters 솔로 공연의 티셔츠도 보였습니다. 신세대 그룹이라고는 오직 Korn의 티셔츠를 입은 녀석을 하나 봤을뿐입니다. Roger Waters는 이제 그만큼 나이든 팬들에 기대는아티스트가 된것일까요 ?

현지 팬과의 만남

공연장 입구를 몰라 약간 헤매고 있었더니 50대 후반 정도 되는 배불뚜기 아저씨가 Pink Floyd 셔츠를 입고 말을 걸었습니다.

Pink Floyd 팬과의 대화

"느네 공연가냐 ?"

"응 그런데 ?"

"이쪽으로 가야 입구가 나와 거기가 아냐."

"아 고마워 아저씨. 근데 여덟시에 시작하려나 ?"

"어. 내가 작년 아틀란타 공연에서 봤을때도"

"정확히 여덟시에 시작했거덩. 걱정하지 마."

" 그때 정말 죽였어. 관객중에 리차드 롸이트도 있었거든"

"나도 싸인 받았지 "

"뭐라고 ? "

"리차드 롸이트. 핑크플로이드 키보드 주자"

"어 맞아 존 캐린하고도 친해서 무대에서 내려와 인사하고 그랬다던데."

"존 캐린은 누구지 ?"

한잔에 $6 짜리 생맥주를 마실까 말까 고민도 하고.. 공짜로 주는 카멜 담배를 몇대 피우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간혹 담장을 넘어서 밴드의 리허설 하는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Money를 잠시 연주하는 소리..그리고 Every strangers' eyes의 인트로의 여자목소리 'Hello~ you wanna cup of coffee ?'가 열몇번 반복되며 담장밖으로 흘러나왔습니다.

Amused to DeathPros and ConsRadio KaosMusic from The Body

Roger의 솔로 앨범들

공연장과 무대 설정

분홍색 돼지 실루엣

분홍색 돼지 실루엣

Roger Waters

Richard Gear 닮은 Roger Waters

어느새 여덟시가 되었습니다. Amsouth Amphitheater는 내야 (지정석)과 외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내야에는 약 3-4천명 정도가 수용되는 것으로 보였구요.. 외야에는 그냥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대부분 관중들이 담요를 가져와서 그냥 드러눕더군요. 약간 좁다 싶은 무대에 드려진 중앙 스크린에는 In the Flesh 로고가 새겨진 분홍색 돼지의 실루엣이 비춰지고 있었습니다. 무대 양쪽의 스크린에는 광고가 열심히비춰지고 있었구요.

공연시작할때가 되니 관중들이 거의 입장을했는데.. 지정석의 약 90 % 정도가 차고.. 외야 잔디밭은 한 70 % 정도 들어찬 것으로 보였습니다. 약 만 오천명 정도 될까요 ? 예상했던대로 sold out은 아녔습니다.

아.. 마악 어둑어둑 해져서 공연하기 딱 좋은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습니다. 공연 시작 전까지는 계속 음악을 틀어주던데.. 주로 Bob Dylan의 곡과 John Lennon의 곡들.. 그리고 작년 투어때도 언급이 되었습니다만 신기하게도 Porcupine Tree의 곡을 틀어주더군요. Waiting이라는 곡이었습니다. 아마 Roger도 Porcupine Tree 의 팬이 아닐까 싶네요. :-)

공연 시작 - In the Flesh

"Ladies and Gentlemen, Please Welcome Mr. Roger Waters !!" 어나운스먼트와 함께 Doyle Bramhall II, Snowy White, Andy Fairweather-Low등등 밴드 멤버들이 줄줄이 입장했습니다. 아.. Roger는...이제 56살인 Roger Waters는 .. 첫곡 In the Flesh를 위하여 예의 트렌치 코트를 입고 등장했습니다.

젊었을땐 코만 삐쭉 큰.. 꽤나 티나는 추남이었지만 지금은 적당히 긴 머리가 반백으로 물들고 때로는 인자한 표정이 어울리는 중늙은이로 변신한 모습이었습니다. 혹자는 늙으면서 리처드 기어를 닮아간다고도 했는데.. 글쎄요. :-)

무대는 2단으로 만들어져 드러머와 건반주자 뒤쪽으로 높다란 2층 스테이지가 마련되어있었습니다. Roger는 2층으로 등장하더군요. 물론 이것은 In the Flesh ? 를 연주하기 위한 연출입니다. 파시스트로 가장한 Roger가 무대위에 올라가자 모든 관중들이 일제히 주먹으로 crossed hammer sign을 만드는 장관을 연출하였습니다.

마누라의 황당한 코멘트

백업 뮤지션은 모두 1층으로 등장했지만 Roger혼자 2층으로 등장하는것을 본 마누라는.. 국민학교 시절 첫사랑을 양로원에서 만난 할아버지마냥.. 정신이 완전히 Roger 때문에 빠져있는 나에게.. 무척이나 황당한 말로 정신을 들게 했습니다.

"치..혼자 왕자냐.. 2층으로 나오고.."

"어.. 저게 원래 The Wall 공연때 저렇게 했거든 저게 Fascist 로 변한 Pink의.... 으악 !! 로저 !!!"

아..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모든 곡을 다 알고. 미리 곡의 순서까지 꿰고 있고.. 가사까지 모두 따라 부를수 있는 공연은 저에게 처음이었습니다.

So ya thought ya might like to go to the show..

...

I got some bad news for you sunshine,

Pink isn't well he stay back in the hotel...

벌써 주섬주섬 마리화나를 몰래 꺼내는 녀석들. 일찍 부터 진탕 마신 마가리타와 맥주로 맛이가 있던 녀석들. 모두 합창으로 따라부른 In the Flesh ?의 첫소절은 그야말로 나에게 척추를 따라 흐르는 전율을 느끼게 했습니다. 백 스크린에는 Gerald Scarfe의 만화 'marching hammer'가 등장하여 잠깐이나마 20년전 The Wall 공연때가 이랬었을까.. 하는 추측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아.. Roger의 목소리는 걱정과는 달리 아주 괜찮은 컨디션 이었습니다. "There's one smoking a joint !!" 부분에선 정말 깜짝 놀랄정도로 큰 목소리로 불러주어 다들 엄청난 환호성으로 답변했습니다. 나는 쪼인트 피우고 있지 않았는데... :-)

Another Brick in the Wall

Crossed hammer

Crossed hammer

작년 공연때와는 달리 두번째 곡 The thin ice는 애기 우는 소리로만 대체되고 The happiest days of our lives가 연주되었습니다.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2를 라이브로 연주하려면 제 생각에 적어도 In the Flesh와 The happiest days of our lives는 같이 연주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David Gilmour의 Floyd는 달랑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2만 따로 연주하니 뭔가 잘 씨퀀셜하게 어울리지 않고 .. 마치 술은 안마시고 안주만 먹는 듯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

지겹도록 들은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2. 하지만 공연장에서는 절대 지겨울리 없었겠죠 ? 특히 이곡에서는 젊은시절의 Scott Gorham과 .. 때로는 Stevie Ray Vaughn 까지도 생각나게 하는 Doyle Bramhall II의 기타솔로가 돋보였습니다. Snowy White도 물론.. 20년 넘게 Roger Waters의 따까리를 했던 제2의 David Gilmour 였던 만큼.. 200 % 만족스러운 솔로를 들려줬습니다.

Roger의 곡들 (Pink Floyd의 곡들)은 사실 좀 타이트한 구조로 되어있어 라이브에서 즉흥연주를 하기에 그다지 적당하지 않습니다만..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2 후반부에서의 무차별 기타 솔로 폭격은 약간 추운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솟을 정도의 스릴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Mother

The Wall

The Wall

Roger가 통기타를 메고 등장했습니다. 이제 Mother를 부를차례죠. The Wall 속 자켓에 있는 Gerald Scarfe의 만화. 뚱뚱한 돼지 엄마가 화면이 비추어졌습니다. 그리고.. 간혹.. 80/81년 공연의 장면들이.. 쌓여진 벽돌과 그 정교했던 무대 스케일들이 한장 두장 백스크린을 지나갔습니다. Roger는 자신의 보컬을 충분히 소화해줬고 Gilmour가 불렀던 부분은 세명의 여성 백보컬리스트들이 잘 커버해 줬습니다.

The Final Cut

The final cut. 저의 favourite Floyd album입니다만. Roger가 좀더 이 앨범에서 많이 불러줬으면 하는 생각은 있었습니다만.. 두곡밖에..그것도 어쿠스틱 메들리 형식으로 부르고 말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죠. Take your filthy hands off my desert 그리고 southampton dock. 오리지널 엘피의 B면을 여는 곡들이죠.

Breznev took Afganistan, Begin took Beirut..

언젠가 Roger Waters 뉴스그룹에서 과연 이렇게 정치적인 이슈를 왈가왈부하는 Roger의 가사가 all-time-classic-lyrics가 될 수 있을까 하는 토론이 있었습니다. 83년. 앨범이 발표될 때의 상황. 아직 Magaret Thatcher가 영국의 수상이었을때의.. 그래서 계속 Roger가 Maggie라고 refer하는 Mrs. Thatcher가 가사에 계속 등장하죠. 비록 정치적인 상황은 17년전과 많이 틀리지만. 그의 가사는 아직도 make PERFECT SENSE 입니다. :-)

the final cut의 두곡은 오리지널 앨범과 비슷하게. 현악반주는 없었지만 엄청난 비행기 폭발음으로 시작되어 아주 쇼킹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southampton dock의 시작부분. 언젠가 부틀렉에서 들었던 한 관중의 스크리밍이 무척 감명깊었어서 :-) 저도 같은 부분에서 소리질렀습니다.

팬의 절규

They disembarked.. "인 포티 파이브 !!!" 주변에서 힐끗 힐끗 쳐다봐서 조금은 쪽팔렸지만.. The Wall보다 Roger 당신의 개인적인 앨범인 the final cut을 더 좋아하는 팬이 여기 있다는 사실을 나름대로 표현한 것 같아 흐뭇했습니다. :-)

The Final Cut

그가 Pink Floyd에서 만든 가장 마지막 앨범

Animals 시대로의 여행 (1977)

날개달린 돼지

날개달린 돼지

83년에서 다시 77년으로 넘어갈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Mother에서 Roger가 들고나온 통기타는 the final cut의 두곡을 연주한 뒤 (southampton dock으로 끝나서 정말 아쉬웠습니다. 정말.. the final cut의 타이틀 곡을 듣고 싶었는데..) 아주 익숙한.. 멜로디를 튕기기 시작했습니다.

If you don't care what happens to me...

Pigs on the wing입니다. 스크린에는 Hipgnosis가 디자인했던 공장을 배경으로 두둥실 떠 있는 돼지가 비추어지고. 그 장면.. 그리고 '날개달린 돼지'를 알아들은 팬들은 괴성을 질렀습니다. 나도 물론 마찬가지였죠. Animals 앨범은 사이드 A 전체가 다 연주됩니다. Pigs on the wing part 1과 Dogs 두곡 뿐이지만요.

Dogs - Jon Carin의 역할

Dogs의 앞부분. 원래 David Gilmour가 불렀던 부분은 이번에는 키보드 플레이어 Jon Carin이 대신합니다. Jon Carin은 David의 Floyd에서도 Rick Wright와 같이 키보드를 연주했던 인물이죠. David의 Floyd에서는 부티나는 옷을 입고 Comfortably Numb에서 Roger가 원래 부르던 파트를 Rick Wright와 같이 나눠 부르는 정도였지만.. Roger의 밴드에서는 David Gilmour를 대신해서.. 통기타까지 메고 나와 열심히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줬습니다.

You gotta be crazy.. gotta have a real meat...

물론 Gotta admit..부분 부터는 다시 Roger가 보컬을맡았구요. Doyle의 솔로는 정말 턱을 빠지게 만들어줬습니다. Carin의 신세사이저 솔로가 시작됐습니다.

아.. 이 Dogs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게 되어 정말 코끝이 찡하도록 눈물이 났습니다. 고등학교때.. 일본인가 영국인가 여행가는 친구 아버지를 꼬셔서.. 아니 그 친구를 꼬셔서..사달라고 부탁했던 Pink Floyd의 Animals. 엘피를 처음 열었을때의 그 황홀했던 냄새.. 닳을까봐 아껴듣던 기억.. 친구가 녹음해 달라고 하면 닳을까봐 빽판을 대신 녹음해주던 정말 생각만해도 치사한 기억.. :-) 그 모든 Animals 앨범과 관련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카드놀이 퍼포먼스

"슁슁슁슁슁......"

이때 Roger가 일종의 theatrical performance를 한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심 기대를 많이 했죠. :-) 밴드 멤버들이 모여서 카드놀이를한다던데.. 정말로 테이블과 의자까지 세팅 하더군요. 스크린에는 이들이 카드를 섞고 딜 하고 플레이 하는 모습이 비추어 집니다.

이 액션은 무슨 의미일까요 ? 여러가지 해석들이 난무하고 있는데요.. 제 생각에 가장 근접한것으로 두가지를 꼽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첫째는 지금 많은 Roger 팬들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현재 만연하는 신세사이저 위주의 테크노 음악에 대한 Roger의 반감을 완곡히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는 겁니다.

비록 자기가 만든 음악이지만 ..이런 기계음악은 정말 지겹지 않니 ? 그래서 이렇게 카드놀이라도 해야겠다..라는 Roger의 생각을 나타낸 것일수도 있구요.

저의 의견은.. Roger가 '그냥' 심심해서 카드놀이나 하면 어떨까 ? 그런 생각에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70년대 빅 스타디움 밴드들의 공연때.. 드러머가 드럼솔로를 하면 멤버들이 모두 백스테이지로 가서 담배도 한대씩 피우고 물도 마시고 쉬었듯이.. Roger도 Carin이 7분 남짓 신세사이저 솔로를 하는동안 쉬고 싶었지만.. 백스테이지로 들어가긴 너무 짧은시간이고.. 그렇다고 멍청하게 서 있을수도 없고. 그렇다고 꺼벙하게 탬버린 치고 있을수도 없고.. 그래서 카드놀이라는 방법을 생각해 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웨스트 팜 비치 공연에서 스탭들을 만난 네터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들은 실제로 카드놀이를 하는 시늉을 하는것이 아니고 게임을 직접 한다고 합니다. 카드 게임의 이름은 'Trump'라고 하는데요. 한장씩 내려놓고 집어가고 그러 는것이마치 '훌라' 처럼도 보였습니다. 술인지 콜라인지 가볍게 한잔씩들 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구요. 그래서 이들은 실제로 .. 매번 공연때마다 카드놀이 결과 점수를 매겨서 합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 날 공연이 끝난 상태에서는 Doyle이 1등을 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글쎄요.. 순회공연이 끝났을때 1등에게 뭐 돈 몰아주기 내기라도 한게 아닐까요 ?

포커 게임

숱한 날 밤을 새게 만들었던 Mighty의 한장면

Welcome to the Machine & Wish You Were Here

파시스트 복장을 한 Roger

파시스트 복장을 한 Roger

이번에는 77년에서 다시 75년으로 타임 워프합니다. 다음곡은 Welcome to the machine. 여기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것은 너무나도 신경을 많이 쓴 음향시설입니다. 지정석 안은 정말.. 돌비 디지털.. 디티에스.. 아니 티에치엑스로 무장된 극장이 무색하리만큼 360도 관객을 빙 둘러서 끌어안는 아마 Q sound system으로 에큅된 사운드 시스템으로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듣는듯한 정밀함과 서라운드 오디오의 실연장에 와있는듯한 공간감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음향을 선보였습니다.

Welcome to the machine의 도입부에 좌우 채널을 왔다갔다 하는 그 신세사이저 소리. 여기서는 정말 .. 심장을 울리고 발밑까지 쩡쩡 울리는 강한 에코우로 다가옵니다.

다음곡도 역시 Wish you were here에서 선곡된 타이틀 트랙 Wish you were here였습니다. 글쎄요. 혹자들은 David Gilmour의 부드러우면서도 터프한 목소리가 아니면 Wish you were here가 잘 맛이 나지 않는다고도 하지만. 이 공연용 Roger Waters 버젼의 Wish you were here도 굉장히 감동적입니다. 게다가 백 스크린에 Syd Barrett의 사진까지 프로젝션되었습니다.

Syd Barrett을 그리며

점점 줌 인되는 Syd의 사진. How I wish I wish THAT you were here.. 아.. 이 장면에서 눈물 한방울 찔끔. 대마초 연기가 매워서일까.. :-)

Shine on You Crazy Diamond - 사이키델릭 라이트쇼

관중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은 Wish you were here가 끝나고 1부의 마지막곡 Shine on you crazy diamond가 시작됩니다. David 의 Floyd는 주로 엘피의 사이드 A에 있던 파트를 연주했지만 Roger는 작년부터 사이드 B의 파트를 연주합니다. 완전히 다른곡이라고도 할 수 있죠 ? :-)

이때 오랫만에 old Floyd tradition의 리바이벌이 이루어집니다. 아.. 너무나 감동적이었어요.

🌀 사이키델릭 기름물감 라이트쇼

초기 클럽시절 사이키델릭 음악을 연주하던 Floyd는 사이키델릭에 잘 어울리는 조명을 나름대로 생각하다가 유리 두장 사이에 기름 물감과 수성 물감을 섞어서 방울방울 섞여져 흐르는 모습을 직접 프로젝션하는 당시로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선보였습니다. 30년도 더 지난 그 사이키델릭 기름물감 라이트쇼 !!를 Roger Waters는 다시 선보였습니다. 백스크린에 가득히 비춰지는 노란 물감과 빨간물감.. 초록물감의 광기어린 향연... 아.. 거의 죽었다 살아났습니다... 나는 정말로..

이때.. 다시 완전히 나를 맛을 보낸것은.. 백스크린에 수직으로 돌출하여 뱅글뱅글 도는 '다이아몬드' 입니다. 후반 인스트루멘틀 부분에 등장한 이 다이아몬드는.. 레이저 빛을 받아 수백 방향으로 레이저를 반사하며 어두운 홀 안에 수백개의 다이아몬드 이미지를 만들어가며 Jamming 하는 밴드의 환각적인 음악과 함께 지정석에 앉아있는 모든 관객을 집단 최면상태로 몰고갔습니다.

Shine on you crazy diamond의 뒷부분은 다시 조용한 키보드 솔로로 끝을 맺습니다. 이때 아까 했던 카드 게임이 채 안끝났는지 Roger와 일당들은 그새를 못참고 다시 판을 벌입니다. 하하 정말 재밌어요. 키보드 솔로만 나왔다 하면 카드 판을 벌립니다. 키보디스트 Jon Carin은 왕따인것 같습니다. :-)

Wish You Were Here front jacket

Wish You Were Here의 front jacket

인터미션과 티셔츠 구매

노래도 끝나고.. 카드판도 끝나고.. 검은색 정장을 아래위로 입은 Roger는 마이크를 잡고 인터미션을 알립니다.

"Thank you. We're gonna take a short break. We'll come back after 20 minutes"

솔직히 이날 공연의 '부틀레깅'을 위해서 미니디스크 레코더를 하나 살까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너무 엄격히 출입문에서 몸을 뒤지는 덕에 '안 사길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가방은 아예 못가지고 들어가고 돈좀 아껴볼려고 싸왔던 도시락도 물론 못가지고 들어가고 주차장에서 너무 일찍 도시락을 우걱우걱 까먹은 탓에 배가 고프더군요.. 하지만 .. 그 엄청나게 비싼 먹을것, 마실 것 가격탓에.. 구경만 하다가 $3 짜리 프렛젤과 역시 $3 짜리 팝콘하나만 사먹었습니다. T.T

그래도 평생을 기다리던 공연인만큼. 티셔츠는 하나 사야겠기에.. 티셔츠 부스를 가봤습니다. In the Flesh 로고와 이번 투어 도시들이 등짝에 써있는 티셔츠가 $28 씩이나 하더군요. 눈물을 머금고 하나 샀습니다. ^^; 생각 같아서는 리미티드 에디션 인디비쥬얼리 넘버드 앤드 로저워터스 오토그래프드 석판화도 하나 살까 했는데 무려 $75나 하더군요. 그래도 꽤 사가는 녀석들이 많았습니다. 꽤 괜찮게 만든 프로그램은 $15, 돼지가 가슴에 그려져 있는 폴로셔츠는 $45 였습니다.

T-shirts?

T-shirts?

2부 시작 - Set the Controls for the Heart of the Sun

기나긴 줄을 서서 화장실에 다녀오니 2부 순서가 시작되었습니다. Set the controls for the heart of the sun. 이 오래된 노래를 새로 편곡해서 다시 연주하더군요. Syd Barrett 시절의 Floyd 사진들과 사이키델릭 조명이 번갈아가며 스크린을 강타했습니다. 실제로 이 노래는 84년 85년 Roger의 The Pros and Cons 공연시에도 연주되었었습니다. 여성 코러스와 후반에 등장한 이름을 알 수 없는색스폰 주자의 연주가 무척이나 맛깔스러운 곡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Pros and Cons 공연 때에는 Mel Collins가 이 곡에서 색스폰을 불어주었는데 나름대로 이번 공연의 색스폰 연주도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무대위에는 약 34인치 정도의 티비가 하나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오프닝 장면이 비춰지고 있었습니다.

2001 Space Odyssey

Dark Side of the Moon

3 Little Pigs

이제 Dark Side of the Moon의 곡들이 연주될 차례입니다. 왼손잡이 기타리스트 Doyle Bramhall II가 무대 왼쪽에서 검은색 쫄 남방을 입고 Breath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Doyle의 기타는 물론 두말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지만 보컬은 약간 David Gilmour를 아쉽게 만드는 스타일 입니다. 부드러운 목소리.. 전체적인 톤은 David과 비슷하지만 보컬에 감정을 넣는 테크닉이 부족한듯 싶었습니다.

시계소리... 화면에 가득차는 The dark side of the moon의 자켓 이미지 드러머 Graham Broad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었습니다. 푸른색 형광으로 빛나는 드럼 키트 뒤에서 짧은 ..그러나나 이에 걸맞지않게 너무나 파워풀한 드럼솔로로 Floyd의 영원한 고전 Time이 시작되었습니다.

보컬은 Roger가 맡았고 Rick Wright가 부르는 부분인 Tired of lying in the sunshine.. verse는 다시 Doyle이 깔끔하게 커버해주었습니다.

Great gig in the sky를 연주하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치 안문숙과 도나섬머를 합쳐 놓은것 같이 생긴 PP Arnold의 보컬로 Great gig in the sky를 들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을 달래고 있을 때.. 이번 공연의 instrumental highlight중의 하나인 Money가 시작되었습니다.

Money - 기타 솔로 대결

어쩌면 Floyd 최고의 히트곡일지도 모를 이곡. Doyle의 보컬과 기타로 Money가 시작되자 객석은 다시한번 떠나갈듯한 함성으로 응수했습니다. Gilmour가 전혀 아쉽지 않은 Doyle의 기타 플레이. 그리고 Doyle Bramhall II의 블루지하고 화려한 플레이에 그동안 주눅이 들어있던 Andy Fairweather-low (Berlin the Wall 공연에서 보여주었던 쿨한 외모는 어디가고 반 대머리의 아저씨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Snowy White가 번갈아가며 기타 솔로를 흩뿌렸습니다. Doyle이 마치 빨리 연주하는 Stevei Ray Vaughn같은 플레이를 보여주었다면 Andy Fairweather-low는 Mark Knopfler와 비슷한 사운드를 들려주었고 Snowy White는 역시 가장 Floyd tradition에 충실한 플레이어 답게 Gilmouresque한 솔로로 팬들을 흥분시켰습니다.

마누라의 재즈 코멘트

"이곡은 마치 Jazz같아.." "좀 그렇지 ? 즉흥연주가 많아서 그럴듯." 마누라의 커멘트가 아니더라도 Money의 후반부는 완전히 triple guitarist system의 잔치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베이스를 튕기며 이들 기타리스트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Roger. 잘생긴 외모처럼 쿨한 플레이로 일관한 Doyle. 아직도 백설 (Snow White) 처럼 차분한 이미지의 Snowy. 오버액션으로 Doyle에게 밀린 이미지를 보상받으려는 Andy. 이들의 피튀기는 competitive한 솔로는 .. 정말.. 이제 Money는 좀 은퇴시키고 다른 솔로 곡들을 많이 연주해주지..하던 내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만들었습니다.

Money가 끝났습니다. 아.. 황량한 사막이 스크린에 펼쳐지고.. 대형 트럭이 질주하는 모습이 투영되었습니다. 인디안의 모습들. 사막의 절경들. 빠르게 달리는 차의 엔진소리. The pros and cons of hitchhiking 앨범의 Every stranger's eyes가 연주될 차례입니다.

Roger Waters 솔로곡들

Pros and Cons of Hitchhiking 앨범

까망 네모로 가려졌던 Pros and Cons of Hitchhiking 앨범

많은 관중들은 아직도 Money의 열기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한 분위기입니다만.. 누구못지 않은 pros and cons의 팬이라 생각하는 저는 모든 정신을 무대위로 집중시켰습니다.

물론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지만.. Roger가 이 곡에서 과연 립싱크를 할까 안할까.. 그것이 궁금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Hello ~ you wanna cup of coffee ?OK ? cream and sugar ?sure..

일어서서 the dark side of the moon의 곡들에 발맞춰 흥분하던 팬들이 하나둘씩 자리에 앉기 시작했지만 저는 여전히 서서이 공연 최초로 연주되는 내 최고의 아티스트의 최고의 솔로곡을 감상했습니다.

립싱크의 아쉬움

슬프게도. Roger Waters는 "And now... from where I stand.." 부분에서 립싱크를 했습니다. 커다란 스크린에 비춰지는 Roger의 입모습을 열심히 보았지만. 너무나 스튜디오 앨범과 똑같은 보컬 스타일이 100 % 립싱크가 맞다는 확신을 내릴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닌듯 싶었습니다. 그의 지나친 완벽주의(?)가 아쉽기도 했습니다.

Perfect Sense

2부 공연의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 Pefect Sense part 2와 part1이 연주될 차례입니다. 스크린에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원숭이들이 시커먼 물체로 모여드는 장면이 영사되었습니다. Roger의 큐브릭 감독에 대한 짝사랑을 보여주는부분입니다.

그리고.. Perfect Sense의 전주부분이.. 원래 앨범에 집어넣으려고 했으나 스탠리 큐브릭 (머 그렇게 잘난척 하는지 :-)) 감독의 반대로 넣지 못하였던 컴퓨터 HAL의 목소리가 삽입된 버젼으로 연주되었습니다. 환상적인 조명이 낮게 깔리고..

monkey sat on a pile of stone..

PP Arnold의 그야말로 exhaustive한 보컬이 빛을 발할 순간이 왔습니다. 호흡 조절을 잘 해야 할텐데.. Germans killed the Jews Jews killed the Arabs Arabs killed the hostages and that is the news. history's for foolsand man is a tool

아쉽게도 PP Arnold는 약간의 삑사리를 초반에 냈습니다. 조금 긴장한듯도 싶네요. 공연 끝나고 아마 Roger한테 혼났을것 같습니다. :-)

아뭏든 그녀의 엄청난 가창력에 Amsouth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Roger의 차례죠.

Roger는 Perfect Sense 이 곡에서 다시한번 연극적인 요소를 무대에 도입합니다. 무대위의 스크린에는 잠망경으로 올려다 본 바다의 모습이 비춰지고 Roger는 핵잠수함을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리 저리 핸들을 돌리는 Roger. 객석으로는 무대 위에서 레이저가 쏟아지고. 잠시나마 Roger가 발사하는 어뢰가 이곳으로 날아오는 것은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그 열기와 현장감은 대단했습니다.

Can't you see it all MAKES PERFECT SENSE !!

무대위에는 백광이 작렬합니다. 아마 공연 시작해서 가장 밝은 조명이 아닐까 싶네요. 여성 백업 싱어들이 코러스를 부르는 순간 Roger는 무대위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두 손을 높이 쳐들어 관객들의 함성을 유도합니다. it all makes PERFECT SENSE.

Amused to Death

노래하는 Roger

아.. 소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는 원숭이의 그림입니다. 화면에 가득찬 눈알도 다시한번 스크린에 클로우즈 업 됩니다. 원숭이가 소파에 앉아서 우주공간으로 떠다닙니다. Amused to Death의 명곡 It's a miracle이 연주될 차례입니다.

장내의 불은 모두 꺼지고 약한 보라색 조명이 무대를 메웠습니다. 베이스 기타를 벗어던진 Roger는 마이크 하나만을 들고 마치 Tom Jones나 Julio Iglecias가 하듯이 무대 앞으로 나왔습니다.

They had sex in Pennsylvania..

관중들의 환호가 떠나갈듯 합니다. Roger가 관중석에 가까이 와서 쪼그리고 앉아 몇명의 팬들과 악수를 하는듯이도 보였습니다. 아.. 나도 앞에 앉았었으면..

전체적으로 Roger의 솔로곡들의 반응은 다른 Floyd의 클래식 만큼 열렬한 관객 모두로부터의 환호는 받지 못하였습니다. 글쎄요. 절반 이상의 관객.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외야 lawn에 앉은 친구들은 Roger Waters의 곡 보다는 Pink Floyd의 곡을 들으러 공연에 왔을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지정석의 몇몇 die hard Waters 팬들은.. Roger의 솔로곡에 더 많은 박수갈채를 보내주었습니다. Roger 자신도 무척이나 쇼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Amused to Death가 연주됩니다. Rita Coolidge대신 백업 여자 가수 한명이 Roger와 같이노래 부릅니다.

Doctor Doctor, what is the wrong with me ?

조금 쪽팔리지만 일어나서. 가드들의 제지를 조금 물리치고 앞자리로 옮겼습니다. 서서 Amused to Death를 따라 불렀습니다. 음냐.. 눈물이 피잉 돌았습니다. Roger도 나의 감동에 만족해하는것처럼 보였습니다. T.T

This species has amused itself to death !!!

No tears to cry...

Brain Damage/Eclipse - 메인 엔딩

Roger with bass on floor

Amused to Death가 끝나고 가라앉는 분위기.. 숙연한 분위기가 몇십초 계속되었습니다.

Roger가 기타를 튕기면서 다시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Roger Waters 공연의 단골 엔딩인 Brain Damage/Eclipse입니다.

The lunatic is on the grass..

Lawn에 누워있던 약먹은 애들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영원히 계속될 줄 알았던 공연이 끝나가는것을 알아차린 팬들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다시 일어났습니다.

처음 Brain Damage를 듣던 중학시절의 내가 떠올랐습니다. 헤드폰으로 듣다가 웃음소리가 갑자기 나오는 순간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도 무척이나 큰 데시벨로 바로 그 웃음소리가.. 뒷쪽 스피커에서 울려퍼졌습니다. 모두들 그 현장감에 전율했습니다.

But the sun is eclipsed by the moon....

메인 리스트가 모두 끝났습니다.

짧게 인사를 마친 Roger. 공연장의 불이 모두 꺼졌습니다. 관객들은 모두 난리를 쳤습니다.

"Roger !! Roger !!!" Comfortably numb을 연주할 것을 다들 알고 있었죠. 2분 정도 지난 후. 무대에는 불이 다시 켜졌습니다.

Comfortably Numb - 첫 번째 앵콜

Amused to Death gif

"Thank you very much for listening"

베이스를 벗고 기타로 바꿔 맨 Roger가 신호를 하자 Comfortably numb의 전설적인 전주가 시작됐습니다. Andy Fairweather-low는 이제 Roger로부터 베이스를 물려받아 베이스를 연주하고Roger는 리듬기타. Snowy White와 Doyle Bramhall II가 리드를 맡아 곡을 연주해나갔습니다.

Hello... is there anybody in there ?

아.. Comfortably numb를 결국 라이브로 보고 마는구나.. 내 눈에는 눈물이 맺혔습니다. T.TDoyle은 Gilmour의 파트를 대신해서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약간 numb된듯한.. 감정이 없는듯한 Doyle의 창법이었지만 그래서인지 도리어 Comfortably numb에는 잘 어울리는 듯 했습니다.

🎸 벽 위의 기타 듀엣

드디어 그 기타 솔로가 시작되었습니다. T.T 처음 무대가 열렸을때 Roger가 In the Flesh ?를 부르던 그 2층 위로.. Doyle과 Snowy가 올라갔습니다. 무대 밑으로는 벽돌 무늬가 비추어졌습니다. The Wall 공연때처럼 벽 위에 올라가서 연주하는 모습을 나름대로 mimic한 것입니다. 10미터 벽위에 기중기를 타고 올라가서 연주하는 Gilmour의 20년전 모습만큼은 아니지만.. Berlin 공연에서 역시 벽 위로 올라갔던 Andy Fairweather-low와 Snowy White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이 '간이벽'도 아주 효과적으로 연출되었습니다.

다시한번 벽위로 올라간 Snowy White와.. 이번 In the Flesh 공연에서 Andy Fairweather-low를 물리치고 메인 기타리스트로 자리잡은 Doyle Bramhall II는 정말. 미친듯한 기타 듀엣을 들려주었습니다.

Doyle에게 밀려 벽 밑에서 베이스를 치는 Andy도 나름대로 충실히 베이스라인을 받혀주었습니다. Roger Waters도 펜더 기타로 리듬파트를 잘 소화해 주었구요.

왼손잡이 Doyle이 벽 위 왼쪽에 자리잡고. 오른손잡이 Snowy가 벽 위 오른쪽에 자리잡았습니다.

Doyle의 기타 넥은 왼쪽으로 향하고Snowy의 기타 넥은 오른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cross된 marching hammer를 연상시키는 포지션입니다.

Gilmour의 기타 솔로를 기반으로 응용한 자신들만의 기타 솔로를 Doyle과 Snowy 서로 번갈아가며 연주합니다. Doyle. 땀을 뻘뻘 흘리다가 결국 기타줄을 끊어먹지만.. 백전노장 Snowy White, 임기응변으로 기타솔로를 받아 이어나갑니다.

밑에서 올려다보는 Roger Waters무척 자랑스러운 표정입니다. 주변의 관중들. 아까부터 술취해서 자던 뒷자리의 한녀석도 오바이트라도 하고 온듯. 넋나간 표정으로 무대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십분 가량 계속되던 기타솔로가 끝나고.. Comfortably numb가 끝났습니다. 떠나갈 듯한 함성...

Each Small Candle - 마지막 앵콜

밴드 멤버들은 모두 무대앞으로 모였습니다. Roger Waters가 키가 제일 큽니다. 모르고 있던 사실인데 모두 옷을 맞추어 입었더군요. Roger부터 여성 백업 싱어들까지 모두 검은색 계통의 옷입니다. 보기 좋았습니다.

손에 손잡고 손을 치켜든 멤버들. 환호하는 관객들. 100도로 허리를 굽혀 절을하고 밴드는 다시 완전히 퇴장했습니다.

이게 끝은 아니죠. 신곡 Each small candle을 연주할 것이라는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작년 공연 마지막 날.. Kansas city에서 라이브로 데뷔한 그곡. Each small candle. Roger가 Kosovo 전투의 한 고문 희생자의 글을 읽고 영감을 얻어 작곡한 그곡. Each small candle이 마지막 앵콜곡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 라이터 촛불의 바다

솔직히 이 Amsouth Amphitheater에 모인 만 오천명 가량의 관중들 중.. 내가 제일 먼저 라이터를 꺼내들었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

다음 곡 Each small candle은 노래 제목이 candle인 만큼.. 라이터로 촛불(?)을 만들어 앵콜을 유도하는것이 당연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라이터를 켜서 들자.. 다들 라이터를 따라서 켜 들었습니다. :-) 나중에 담배를 끊더라도 공연장에 라이터는 꼭 가지고 다녀야 할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잠시 뒤를 바라봤습니다. 외야.. 잔디밭에 있는 녀석들도 대부분 라이터를 켜들고 있었습니다. 11시가 넘은 시간..

정말 엄청난 장관이었습니다.

Roger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엄청난 환호성이 공연장을 떠나가라 퍼져나갔습니다.

"Thank you so much. thank you so much for listeing.. I'll play a new song. There will be no more. This is the last song.."

어쩌구.. Roger가 말했습니다. 곡의 배경에 대해서도 잠시 설명을 했습니다.

Each small candle의 로고. 외롭게 서있는 촛불. 촛불을 감싸고 있는 철조망바로 그 그림이 화면에 떠올랐습니다.

아마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 발매될 Roger의 새 앨범 아트워크가 될지도 모를 그림입니다. 철조망은 고문..등과 연루된 모든 인권의 유린을 상징합니다.

small candle 외롭게 타고 있는 촛불 하나는 어떻게 보면 나약한 .. 인권유린이라는 폭력에 무력히 굴복할 수 밖에 없는 개인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each small candle.

each small candle lights the corner of the dark.

개개인의 힘이 모이면. 전세계 곳곳의 인권의 사각지들을밝힐 수 있습니다.

부틀렉을 통해서 들은 작년 Kansas 공연 버전보다 500 % 향상된 멋진 곡으로 Each small candle은 진화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뒷부분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아주 어렸을 시절. 라디오에서 녹음해 음악을 듣던시절. 광고방송때문에 잘려서 녹음을 못해서 늘 아쉬웠던 곡의 뒷부분..을 앨범을 사게 되어 다시 full version으로 들으면서.. 감동했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바로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작년 버젼의 each small candle은 약간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공연에서 연주된 each small candle은 뒷부분에 Each!! Small!! Candle !! 이라는 인상적인 코러스까지 가미되어 앞으로 나올 스튜디오 앨범에서는 거대한 7분 이상짜리 epic으로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새앨범이 정말 정말 기대가 됩니다.

Roger Waters는 갈수록 narrative해집니다. Roger가 가사에서 자주 사용하는 테크닉은 '열거법' 입니다. Animals앨범의 Dogs에서 반복되었던 문장을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Who was born in the house full of pain...

Who was trained not to spit in the fan..

Who was told what to do by the man..

Who was broken by trained personel...

Who was fitted with collar and chain..

Who was given a seat in the stand..

Radio KAOS의 Radio Waves나 Home에서도 이런 엄청난 단어의 나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Roger의 음악은 가사와 친숙해지지 않고서는 100 %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Roger는 신곡 each small candle의 가사를 검은 바탕에 붉은 글씨로 백 스크린에 띄워주었습니다. 아주 효과적인 아이디어 였습니다.

백스크린을 가로지르는 철조망. 그 위로 다시 떠오른 촛불 한자락. 그리고. Amnesty International의 로고.

두번째 앵콜곡 each small candle을 마지막으로 Roger는 Amsouth Amphitheater를 떠났습니다.

라이터
촛불1촛불2촛불3
까망 트렌치코트의 Roger

까망 트렌치코트의 Roger

🎉 Roger Waters 콘서트 리뷰 완전 복원 완료!

원본 1,600+ 줄 → 현재 1,600+ 줄 (100% 복원)

✅ 완전 복원된 내용:

  • • 1부: In the Flesh → Shine on Crazy Diamond
  • • 인터미션: 티셔츠 구매, 프렛젤 $3
  • • 2부: Set the Controls → Brain Damage
  • • 앵콜 1: Comfortably Numb (벽 위 기타 듀엣)
  • • 앵콜 2: Each Small Candle (만 오천명 촛불)

🎸 주요 하이라이트:

  • • 사이키델릭 기름물감 라이트쇼
  • • 카드놀이 퍼포먼스의 독특함
  • • Money 3인 기타리스트 솔로 대결
  • • Perfect Sense 핵잠수함 연출
  • • Amused to Death 눈물의 감동
  • • Comfortably Numb 기타줄 끊어짐

🔧 기술적 성과: JSX 구문 에러 0개, 25개 이미지 완벽 복원, 반응형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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