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프로그레시브
김용석님의 프로그레시브 록에 대한 정의와 철학적 접근
김용석
demitrio@hitel.net, 92.7
서론
프로그레시브 록을 정의 내리기전에 당신은 무엇을 생각하십니까?
어떤분은 프로그레시브 록을 단순히 전위적인 요소가 강하다고도 하고
어떤이는 클래식과 록을 혼합한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습니다.
프로그레시브록은 결코 듣기에 편하기만한 음악도 아니고 언제나
실험성과 전위적인 요소로 가득 차 있지도 않습니다. 앞으로 써내려갈
글은 순전히 저의 주관적인 견해이기때문에 전적으로 옳지는 않으며
다만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프로그레시브에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프로그레시브라는 용어의 문제
프로그레시브라는 단어 자체가 사실상 논란의 여지가 많았습니다.
어떤분들은 프로그레시브라는 용어를 가지고 옳다 그르다 탁상공론을
하고있었습니다. 실제로 '프로그레시브'라는 용어는 잘 사용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유로피언 록'이라고 해야 잘 알아듣는다나요?
그러나 그 쟝르의 명칭이 어찌되었든간에 제가 생각하는 프로그레시브는
쟝르가 따로 없는 음악입니다. 누가 만들자고해서 프로그레시브 음악을
만들어 낸것도 아니고 '내 음악은 프로그레시브다'하고 말하는 것도 웃기는
일입니다.
프로그레시브의 3요소
1. 비상업성적인 요소가 강한 음악
상업적 성공보다는 음악적 실험과 예술성을 추구하는 음악
2. 형식과 주제에 구애받지 않는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표현을 추구하는 음악
3. 어느 음악 장르에서든지 나올 수 있다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음악 영역에서 발생 가능한 음악
진보적 개념
일단 위의 세가지 요소를 충족시킨다면 일단 진보적인 사운드라고 보셔도
될것입니다. 여기서 '진보적'이란 말의 의미는 구태의연하지 않다는말과
일맥상통합니다. 구태의연한 음악들은 우리가 어디에서든지 들을수 있습니다.
구태의연한 음악과 상업성이 강렬한 음악과는 그 맥을 같이 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프로그레시브 음악을 다른 음악들과 구별할 수 있게
하기위해서 전 '구태의연한'음악들의 일례를 들어가면서 거꾸로 설명하겠
습니다.
구태의연한 음악의 예시
1960년대 후반은 정말 70년대 초반을 위한 강렬한 지각운동을 전개하던
시기였습니다. 우리는 이시기에 비틀즈의 뒤를 이어 레드 제플린이나 딥
퍼플 그리고 크림, 핑크 플로이드 등과 같은 대형 그룹이 탄생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젊은 혈기는 돈이 목적이 아닌 단순한 음악적 고찰로
인해 더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고 그들은 좀더 새로운 주제를 찾아
강렬한 실험성을 내뿜었습니다.
70년대로 넘어가면서 그들의 사운드에 자극을 받은 많은 그룹들이 탄생하였고
이시기는 그 질적인 면이나 양적인 면으로 보았을때 록음악의 일대 전성기였습니다.
우리는 이 시기를 흔히 '록의 르네상스시대'라고 부릅니다.
80년대 상업주의의 등장
70년대 말기로 접어들면서 대형 그룹들의 해산사태가 속출하면서
영국을 중심으로한 전통 록 사운드는 약간 주춤거리는듯한 기세를
보입니다.
그러다가 '뉴 웨이브'와 '디스코'의 열풍에 온 세계가 휩쌓이고
부터 겉잡을수 없이 기존의 록음악계가 흔들리더니 몇년후에는 완전히
(80년대 초,중반) 핑크 플로이드나 예스, 제네시스 같은 이름은 추억의
한페이지로 사라지고 맙니다.
바야흐로 대중음악이라는것이 유행이라는것을 타게 되었는데
(아주 심각하게) 이 시기에 안타깝게도 예전의 명그룹들이
끼니를 이어나가기 위해 심각한 음악적 변신을 시도하게 되고 예전의
팬들로 부터 외면을 당하게 됩니다.
예시: 예스의 "Owner of a Lonely Heart"는 급기야 빌보드 챠트에서 1위를 하게 되기는 하지만...
글쎄요 진정한 예스의 팬들이 그 앨범을 많이 사주었을까요?
프로그레시브의 구분 기준
여기서부터 대중음악은 "구태의연함"을 유지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시대의 조류에 편승하여 유행의 물결에 편승해
판을 많이 파는것으로 음악적 성공의 척도로 삼으려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예전의 실험성은 땅에 떨어지고 이제는 상업적인 물결만이
전 세계의 음악계를 지배하게 된것입니다.
프로그레시브 록은 듣는이가 평가하는 것입니다.
듣는이의 귀에 그 음악이 진보적이고 실험적이며 표현하고자하는바가
뭔가 다르게 들릴때 그 음악이 비로소 프로그레시브 록이 될 수 있는것입니다.
음악적 예시들
클래식 음악에서의 프로그레시브
바흐의 음악도 그 당시로서는 매우 진보적이었고,
베토벤의 9번 교향곡 역시 당대에는 혁신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재즈에서의 프로그레시브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나 존 콜트레인의 후기 작품들은
재즈 장르 내에서의 프로그레시브한 시도였습니다.
록 음악에서의 프로그레시브
킹 크림슨, 핑크 플로이드, 예스, 제네시스 등은
기존 록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음악적 가능성을 탐구했습니다.
결론
프로그레시브는 단순히 복잡하거나 어려운 음악이 아닙니다.
그것은 음악적 진보와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한
예술적 표현의 한 형태입니다.
진정한 프로그레시브 음악은 상업적 성공보다는
음악적 혁신과 예술적 완성도를 추구하며,
듣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하게 만드는 음악입니다.
따라서 프로그레시브는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으며,
모든 음악 영역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음악적 태도이자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