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finity

[유영재, espiritu@hitel.net, 93.8]

이번에 소개할 앨범은 브리티쉬록의 보물과 같은 앨범으로 알려져 오고 있는 5인조 그룹 Affinity의 유일한 앨범이다. 이 앨범은 브리티쉬 록의 전성기인 1970년에 Vertigo 레이블을 통해 발표되었다.

본앨범은 이들의 유일작으로서 전체적으로 사이키델릭적인 요소가 가미된 하드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요소요소에서 리듬 앤 블루스와 재즈적인 면도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사운드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현란한 오르간 연주와 강렬한 기타라고 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빼놓을수 없는것이 바로 Linda Hoyle이라는 여성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는 보컬 파트이다. 여기에서 그녀의 보이스는 그다지 미성의 소유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허스키한 목소리가 이들의 터프한 사운드와 딱 들어맞는 조화를 이루면서 상당히 매력적인 이미지를 풍겨주고 있다.

당시 이들의 라인업:

  • Linda Hoyle - Vocals
  • Lynton Naiff - Piano, Organ, Vibraphone
  • Mike Jopp - Electric & Acoustic Guitar
  • Mo Foster - Bass Guitar
  • Grant Serpell - Drums & Percussion

이상 5명외에도 Brass Arrangement와 String Arrangment를 John Paul Jones라는 인물이 맡아주고 있는데, 이사람이 Led Zeppelin의 베이스와 건반주자인 John Paul Jones와 동일 인물인지 아니면 동명이인인지는 아직 확인을 해보지 못했다. 아마도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동일 인물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앨범을 빛내주는 것은 이 음반에 담겨 있는 음악뿐만 아니라 백조가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호숫가에 우산을 쓰고 애처롭게 앉아 있는 여성의 옆모습이 파스텔톤으로 아름답게 그려진 더블 재킷 사진이다. 아마도 이 재킷디자인을 보면 앨범 재킷만으로도 음반을 구입하려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렇게 더블 재킷으로 이루어진 오리지날 앨범은 상당한 고가에 거래되고 있을뿐 아니라 구하기도 어려워 아쉬워 하는 매니아들이 많았었다고 한다. 그래서 시중에서는 이들의 bootleg 앨범이 더 많이 떠돌아다니곤 했는데, 얼마전에 외국에서 이 앨범이 CD로 재발매 되어 매니아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앨범은 곧 국내 굴지의(?) 프로그레시브 음반 회사인 S 레코드사를 통해 라이센스로 발매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수록곡 리뷰

우선 첫곡인 ' I Am And So Are You '는 John Paul Jones의 브라스 효과가 곡을 주도하고 있다. 듣고 있노라면 같은 시대에 활약했던 Blood, Sweat & Tears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거기에 드리워지는 Linda Hoyle의 끈적끈적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시원스런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두번째곡인 ' Night Flight '는 본인도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곡으로서 어두운 분위기의 기타와 뒤를 받쳐주는 타악기, 그리고 Linda의 음침한 보컬로 시작된다. 그리고는 무언가 터져나올 듯한 긴장된 분위기...마침내 힘찬 기타와 베이스의 리듬을 축으로 Linda Hoyle 특유의 허스키한 보컬이 울려퍼진다.

뒤를 이어 이들에 합세하는 오르간 연주, 그리고는 이들 악기를 중심으로 중반부의 간주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이어지는데, 강력한 리듬섹션을 바탕으로 사이키한 오르간 연주가 숨쉴틈 없이 몰아치며 듣는 이를 압도시키고 만다. 그리고는 반복되는 보컬파트에 이어서 하드한 기타리프가 경쾌한 멜로디를 이끌어내며 곡은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게 된다. 7분대라는, 어떻게 보면 길수도 짧을수도 있는 러닝타임을 오밀조밀한 구성으로 드라마틱하게 이끌어가는 완성도가 높은 곡이라 생각된다.

세번째곡인 ' I Wonder If I Care As Much '는 웅장한 타악기와 하프시코드의 인트로가 인상적인 곡이지만, 그 이후로는 별로 주목할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는 평이한 작품이다. 그 뒤를 이어서 차분한 보컬과 함께 앞면의 마지막곡인 ' Mr. Joy '가 흐른다.

이 곡은 아마도 이 앨범에서 보컬리스트인 Linda의 실력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곡이 아닐까 생각된다. 강약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면서 마치 자신의 필에 도취된듯 노래하는 Linda의 목소리는 매력만점이다. 다만 아쉬운것은 톤의 변화가 둔하게 느껴진다는 점인데, 이러한 점을 제외한다면 나무랄데가 없다고 생각된다. 후반부에서부터 리듬을 주도해 나가는 중후한 피아노 연주도 역시 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한몫을 단단히 해주고 있다.

뒷면의 첫곡인 ' Three Sisters '는 ' Night Flight '와 함께 평론가들에게 본앨범에서 가장 극찬을 받았던 곡으로, John Paul Jones가 아닌 Chris Hugues라는 인물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는 브라스 효과가 각멤버들의 연주와 함께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중반부에 오르간연주를 백으로 흐르는 Mike Jobb의 블루지한 기타연주도 일품이다.

다음곡 ' Cocoanut Grove '는 이 앨범에서 가장 발라드한 작품으로, 잔잔하게 깔리는 어쿠스틱 기타와 플룻 연주가 인상적인 곡이다.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 All Along The Watchtower '는 13분여에 걸친 대곡으로서 몽환적이고 현란한 오르간 연주가 종횡무진 활약하는 곡이다. 13분여의 시간이 조금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곡에서 이들의 연주실력은 최고조에 달한다. 본래 이곡은 Bob Dylan의 작품이지만 상당히 색다른 분위기로 리메이크를 했는데, 전체적인 사운드는 다분히 환각적이고 몽환적이다.

이 앨범 발표후 이들은 아쉽게도 해산을 해버리고 보컬리스트인 Linda Hoyle은 솔로활동을 하게 되고 마는데, 비록 유일한 작품이긴 하지만 이 앨범은 아직도 브리티쉬록의 귀중한 유산으로 알려져 오고 있다. 그동안 앨범의 희귀성으로 인해 많은 매니아들이 애태우던 앨범중의 하나였지만, 곧 국내에서도 라이센스로 발매되어 많은 국내 프로그레시브 매니아들에게도 이 앨범을 접할 기회가 생기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쩝...) 예쁜 파스텔톤의 더블 재킷으로 공개될 라이센스의 발매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고광일, vrooom@hitel.net, 96.7]

한때 '환상의 브리티쉬 록'으로 많은 애호가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어퓌니리의 유일작이다. 목소리가 그리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노래 하난 잘 불러제끼는 Linda Hoyle 로 유명한 그룹이지만 그보단 Lynton Naiff 의 올갠 연주가 더 멋지다. 또한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brass 편곡도 맛갈난다.

원작의 수록곡을 살펴보건데 이들의 곡은 'Night Flight' 'Three Sister' 밖에 없는 듯하고 나머지는 다 리메이크인 듯. 첫 곡 'I am and So are You' (이 곡은 너무 신나서 좋다)는 Alan Hull 의 작품인 듯하고 마지막 곡 'All Along the Watchtower'는 Bob Dylan 의 곡이다. 나머지도 작곡자 들의 이름으로 보아 전통 블루스 넘버의 리메이크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전체 곡들이 상당히 뛰어난 멜로디 라인을 가지고 있다(그다지 캣춰블하지는 않지만). 역시 돋보이는 곡들은 긴 연주를 들려주는 긴 곡들, 'Night Flight' 과 'All along the Watchtower' 이다. 그외에도 개인적으로 'I am and So are You', 'Three Sister' 가 신나서 좋다. 옛날 냄새 풀풀 풍기는 이런 음반도 한 장 정도 있으면 괜찮구나 싶다.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된 두 곡은 이들의 싱글에 수록된 곡이라는데 'Eli's Coming'은 스트링 편곡이 아주 신나는 곡이고 'United State of Mind'는 역시 Alan Hull의 곡으로 린다 호일의 보컬 위주의 무난한 곡이다.)

[김홍윤, 믹재거, 98.6]

AFFINITY의 70년도 유일한 앨범....... 난 아주 오래 전부터 이 앨범을 찾았던 것 같다. 그동안 이상하게도 몇 번인가를 분명 기회가 있었음에도 지금까지 입수하지 못한 앨범중 하나였다.

아마 작년말 우연히 돈 없이 구경삼아 들린 대형레코드 매장내의 한 코너에서 본 것이 아마도 마지막 이었을 것이다. 며칠후 다시 가보았으나 이미 그 시디는 새로운 주인을 찾아 사라진 이후였다. 그러던 도중 바로 어제서야 아는 사람의 귀뜸으로 종로에 소재한 모 레코드가게서 선반 한구석에 꼽혀 있던 단 한 장의 그 앨범을 구해서 지금 듣고 있다.

새로운 앨범을 구하게 되면 그 앨범의 곡목을 살펴보는 것 다음으로 참여한 맴버들의 이름을 확인 하는데 내게 그리 낯설지 않은 이름이 눈에 들어 왔다. 70년대 영국이 낳은 최고의 세션 드러머중 하나인 SIMON PHILPS와 JEFF BECK의 테크노적이었던 80년 발표작 THERE AND BACK의 수록곡중 돋보이는곡 SPACE BOOGIE에서 인상적인 베이스라인을 보여줬던 MO FOSTER가 바로 그 사람이다.

이들의 리듬컴비는 이후 마이클 쉥커 그룹의 데뷔작에서도 최고의 연주를 보여준적이 있었다. 그러나 AFFINITY의 음악을 얘기 할 때 JOHNNY MITCHELL과 GRACE SLICK의 목소리가 적절히 융합된 것 같은 음색을 지닌 탁월한 가창력과 다재 다능한 곡 해석력을 가진 LINDA HOYLE을 우선 말하지 않을 수없다.

록에 있어서 여성보컬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 이지만 JANIS JOPLIN을 들은 이후 이만한 목소리와 가창력을 가진 여성 록 보컬리스트를 들어 본적이 없다고 분명히 말하고 싶다.

70년에 처음 발표된 이후 버티고 시리즈의 대표적인 콜렉터스 아이템이면서 시디화 되기전엔 쉽게 구하기 어려웠던 영국출신의 재즈록 지향의 AFFINITY의 유일한 앨범! 시디화가 되어 이 앨범을 비교적 쉽게 구할수 있는 요즘 블러드 스윗 앤 티어스나 트래픽 같은 재즈 록 지향의 록 그룹들을 좋아하시는 분들 이외에도 올드 록을 좋아 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자신있게 권해드리고 싶은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