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ff Beck - Cause We've Ended As Lovers
아티스트 정보
출신: England
장르: Rock, Blues Rock, Jazz Fusion
활동 시기: 1960년대 ~ 현재
대표작: Blow by Blow (1975), Wired (1976)
특징: 기타 연주의 대가, 인스트루멘털 음악
Neo-Zao (김남웅)
zao@jean.iml.goldstar.co.kr
음악과의 첫 만남 (1983년)
아마 '83년의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가장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는 중학이라는 학제에서 누렸던 나의 커다란 기쁨 중의 하나는 바로 영어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국민학교때 형들이 빠져있던 락음악을 귀동냥으로 들은 까닭에 미국의 문화라는 것이 그리 낯설지 않았고 매주 솔리드 골드나 락월드 등의 음악을 즐겨보고 있었기 때문에 영어라는 새로운 언어가 가져다 준 기쁨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었다.
알파벳도 모르고 흉내내던 팝송의 제목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어렴풋이나마 가사의 뜻도 알 수 있게 되었다. 형에게 핑거 투 핑거로 배웠던 호텔 캘리포니아의 전주를 치면서 이 노래가 이글스의 노래고 '호텔 캘리포니아'라는 노래라는 것을 영어로 쓸 수 있었다.
운명적인 음악 체험
토요일을 엄청 피곤하게 놀아버린 일요일의 새벽 갑자기 꿈결에 너무나 장엄한 멜로디가 들려왔다. 그것은 감미롭게 울리다가 엄청난 노이즈를 뿌리기도 하고, 아름다운 어쿠스틱 기타가 울리다가도 현란한 키보드 연주를 들려주기도 했다.
형과의 대화
[우리형] "너 이거 누구음악인 줄 아니?"
[나] "응.. 알어.. 이거 에드가 윈터의 프랑켄쉬타인 라이브 아냐??"
[우리형] "마.. 웃기지 마.. 이게 무슨 프랑켄쉬타인이냐?"
[나] "뭐.. 틀림없는 것 같은데..."
[우리형] "너 내기할래?"
하여간 형은 내기에 진 나에게 뭐 별로 닥달한 것 같지는 않은 기억이다. 오히려 조그만 녀석이 이런 음악을 듣고 좋아한다는 것이 대견하게 여겼던 것 같다. 이 때 들었던 음악이 바로 아직도 듣고 좋아하는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의 _전람회의 그림_이었다.
진정한 음악적 감동을 느껴보았던 것은 바로 그때였고 이 것이 이른바 나에겐 첫번째 '음악세례'였다고 생각된다.
Jeff Beck과의 인연
중학교 시절 나에겐 하나의 자존심이 있었다. 그것은 우리 집에는 젭 벡의 _Blow By Blow_와_Wired_ 그리고 _There And Back_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비록 젭 벡의 연주는 아니었지만 _Truth_ 앨범의 그린슬립스를 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자랑거리였다.
Jeff Beck 앨범 소장 목록
- Blow By Blow (1975)
- Wired (1976)
- There And Back (1980)
- Truth (Jeff Beck Group)
형들은 와이어드를 좋아했지만 나는 무슨 이유에선지 지금은 그리 이해가 가지 않지만 데얼앤백을 참 좋아했었다. 사실.. 블로바이블로의 재킷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이러한 나의 인상은 점점 바뀌었다. 고등학교가 되면서 이 앨범 _블로우 바이 브로우_가 상당히 좋아졌다. 기타를 조금 칠 줄 알게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앨범이 무척 좋았다.
"Cause We've Ended As Lovers" 분석
이제 꽤 많은 시간이 들어 이 앨범을 다시 가까이 하게 되었다. 갑자기 새롭게 생긴 씨디 탓인지 이 앨범이 너무나 좋아진 것이다. 그 것은 순전히 _Cause We've Ended As Lovers_때문이다.
곡 정보
- 헌정: 로이 부캐넌(Roy Buchanan)에게 헌정된 곡
- 영향: 로이 부캐넌의 볼륨주법과 텔레캐스터 사운드에서 영향
- 특징: 기타 인스트루멘털의 백미
사실 젭벡의 이 연주곡은 로이 부캐넌의 모습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음을 간과할 수 없다. 시작을 알리는 볼륨주법과 곡의 클라이맥스의 크로마틱스케일 하강 무엇보다 곡의 악상과 텔레캐스터를 택한 것에서부터 강한 영향이 느껴진다.
음악적 분석
메인테마 코드 진행: | Cm7 | Abmaj7 | Fm7 | Csus4 C |
메인테마는 전체 곡을 통해서 곡의 초반부와 중반부에 4번씩 대략 8번 정도가 반복되지만, 젭 벡은 단 한 번도 같은 연주를 들려주지 않는다.
밴딩과 슬라이드(글리산도) 그리고 스타카토 등의 기타 고유의 주법을 이용해서 미묘한 차이를 부여한다.그야말로 기타인스트루멘털의 모범이다.
젭 벡의 이 연주곡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기타 인스트루멘털이 보여줄 수 있는 연주곡의 가히 백미라 할 수 있다. 텔레캐스터의 미묘한 음의 뉴앙스와 기승전결의 변주가 주는 강렬함..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악기와 대별되는 기타만의 음색과 거기서 우러나오는 감동이다.
개인적 성찰
대략 십수년을 음악을 들어오면서 나 개인의 음악적 취향이라는 것에 대해 무척 궁금해했다. 대략 최근 1년정도 내 자신의 취향에 대해 어느정도는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 것은 기본적으로 연주곡을 좀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