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sion Orchestra
밴드 정보
Skeleton In Amour (1973) - 단명한 영국 밴드의 유일한 걸작
1970년대에는 다 아시다시피 수많은 훌륭한 그룹들이 등장하여 소위 록의 르네상스 시대라는 황금기를 형성하였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실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채 꽃을 피우지 못한채 단명해 버린 그룹들도 상당히 많다.
여기 소개하는 영국 그룹 Fusion Orchestra도 그러한 수많은 밴드들 중의 하나이다. 이들은 1973년에 본작인 "Skeleton In Amour"를 발표하고 사라지는데 이들에 대한 약력이나 해산 이후의 활동 상황은 알려져 있지 않다.
멤버 구성 (5인조)
- • Jill Saward - Vocal, Flute, Key Boards, 12 String Guitar
- • Colin Dawson - Lead Guitar
- • Stan Land - 2nd Guitar, Harmonica, Synthesizer
- • Dave Bell - Drums
- • Dave Cowell - Bass Guitar, Harmonica, Harp
프로그레시브 밴드로서는 이색적으로 트윈 기타 체제를 형성하고 있으며, 여러 악기를 다양하게 다룰줄 아는 멤버들이 많다.
핵심 멤버 - Jill Saward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밴드의 홍일점이자 가장 핵심 멤버인 Jill Saward이다. 이 여성은 앨범의 전편에 걸쳐 정열적인 보컬과 플룻, 건반등을 주무르며 종횡무진 대활약을 하고 있는데, 가창력은 말할것도 없거니와 악기 연주 솜씨 또한 상당한 경지에 있었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여성으로서는 반드시 갖추어야할 미모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Jill은 밴드의 핵이라 아니할 수 없다. (외지의 해설에 나온 것을 보면 굉장히 아름다운 미인이라고 표현이 되어있다.)
여성 보컬리스트에 대한 개인적 견해
개인적으로 본인은 웬지 여성 보컬리스트가 끼어 있는 그룹에는 웬지 평소보다 마음이 끌린다. 여성에 의해 불려지는 락음악은 웬지 남성들에게서 나오는 그것과는 또다른 묘한 매력과 여성적인(?) 힘이 느껴진다.
그리고 당시 70년대의 여성 록커들은 지금의 80~90년대의 여성 록커들과는 엄청난 차이를 느낄수 있는 감성과 파워를 겸비하고 있다. 외모에서도 목소리에서도 남성인지 여성인지 조차 구별할 수 없는 최근의 대다수 여성 록커들과는 확실히 그 무엇인가가 달랐다.
이들의 음악 스타일은 블루스와 재즈록, 하드록을 융합한 프로그레시브 록인데, 전체적으로 상당히 하드하고 사이키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앨범 재킷 이야기
재미있는 것은 이 앨범의 재킷 표지로 1500년대의 판화가인 Hans Holbein의 유명한 작품 'The Dance Of Death(죽음의 무도)'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죽음의 사자가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무덤으로 끌고가는 시리즈 형식의 그림인데 여기에서 죽음의 사자는 바로 Skeleton!...해골! 이다.
수록곡 (총 9곡)
1. Fanfairy Suite For 1000 Trampits - Pt.1 (0'16")
2. Sonata In Z. (11'45")
3. Have I Left The Gas On? (8'38")
4. O.K. Boys, Nows's Our Big Chance (0'47")
5. Skeleton In Amour (5'12")
6. When My Mama's Not At Home (3'25")
7. Don't Be Silly Jilly (0'08")
8. Talk To Man In the Sky (11'54")
9. Fanfairy Suite For 1000 Trampits (0'14")
특징: 8분 이상의 대곡이 3곡이나 되는 반면, 1분 이안되는 초미니 작품들도 4곡이나 되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주요 트랙 리뷰
1-2. Fanfairy Suite For 1000 Trampits - Pt.1 / Sonata In Z. ⭐⭐⭐
1번곡은 2번곡인 'Sonata In Z'의 전주이자 앨범의 서두를 여는 팡파레와 같은 곡이다. 짧은 팡파레가 끝난후 여성의 묘한 느낌을 주는 외마디 목소리에 이어 긴박한 분위기의 기타와 드럼의 연주와 함께 이 앨범의 백미격인 'Sonata In Z'가 등장한다. 하드록적 성향이 짙은 이 곡은 전체적으로는 각멤버들의 연주력에 비중을 둔 곡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부분과 중반부에 걸쳐 등장하는 Jill의 보컬 솜씨는 일품이다.
3. Have I Left The Gas On? ⭐⭐⭐
다이나믹한 트윈 기타 연주와 드럼의 연타로 문을 여는 앨범의 또 하나의 백미이다. 'Sonata In Z'와 함께 본앨범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이곡은 마치 전투를 벌이는 것 같은 각 악기 파트의 연주가 돋보인다. 여기에서도 역시 Jill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 곡에서 그녀는 보컬 외에도 플룻과 신디사이저등 무려 4개의 악기를 다루고 있다.
4-5. O.K. Boys, Now's Our Big Chance / Skeleton In Amour
4번곡은 5번곡인 타이틀곡의 전주 형식의 곡으로 Dave Cowell과 Stan Land의 경쾌한 하모니카 연주가 중심이 된 곡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곡은 앨범의 타이틀 곡인 'Skeleton In Amour'인데, Jill의 하몬드 오르간 연주로 시작된다. 들으면 들을수록 듣는 이의 마음을 끄는 곡이라고 해야할까... 암튼 본인이 지난달에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는 기간동안 가장 귓가에 아른거렸던 노래가 바로 이 곡이었다.
6. When My Mama's Not At Home
이전곡들과는 달리 상당히 대중성을 띤 곡으로 Jeff Jarratt의 브라스 어레인지가 곡을 주도하고 있다. 멜로디도 앨범을 통틀어 가장 경쾌하고 신이 난다.
7-8. Don't Be Silly Jilly / Talk To Man In The Sky
8초의 러닝타임...쉽사리 찾아보기 힘든 매우 짧은 곡인 7번곡은 Jill의 일렉트릭 피아노 연주곡인데 상당히 장난스럽고 유머러스하게 들린다. 그 뒤에 이어지는 본작품의 가장 대곡인 'Talk To Man In The Sky'는 전반부와 후반부에 등장하는 기타 연주가 듣는 이를 잡아 끄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해산 후 근황
서두에서 기술했듯이 이들은 이 앨범 한장만을 발표한채 사라지게 되며 그 이후의 활동 상황은 나타나 있지 않다. 다만 밴드의 드러머인 Dave Bell이란 인물이 그룹 해산 후에 Decameron이라는 그룹의 "Mamoth Special", "Tomorrow Pantomime"의 두장의 앨범에 참가했다는 사실뿐이다.
최종 평가
비록 단명한 그룹이 되고 말았지만 이들이 본 유일한 앨범을 통해 들려준 역동적인 사운드와 탄탄한 구성력과 연주력 등은 70년대의 찬란했던 브리티쉬 록의 황금기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던 좋은 본보기의 하나로 남을 것이다. 때문에 이 앨범 역시 브리티쉬 록의, 특히 하드한 사운드에 매력을 느끼시는 분들은 꼭 들어봐야할 가치가 있는 걸작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