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monium

L'heptade / Si On Avait Besoin D'une Cinquieme Saison / Harmonium

meddle (이동훈)

meddle@nuri.net

Harmonium - L'heptade

harmonium 의 si on avait besoin d'une cinguieme saison 만큼 큰 감동을 안겨준 아트록 앨범도 매우 드물겁니다. 마치 가을에 꽉찬 홍시처럼 무르익은 멜로트론의 몽 환적인 소리와, serge fiori의 멜롱꼴리한 - 마치 프랑스 그룹 pulsar 의 보컬리스트를 연상 시키는, 하지만 연인들의 속삭임 처럼 보다 부드러운 - 음색은 사람의 마음을 설래이게 합니 다. 특히 fiori의 목소리는 마치 잘 다듬어진 하나의 악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음색을 들려줍니다. 제가 아르모니움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앨범 전체를 통해서 주된 테마를 설정하는 어쿠스틱 기타와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플룻, 여러 관악기들은 소리의 고급화에 일익을 담당합니다. 국내 아트록 메니어들 뿐만 아 니라 전 세계의 아트록 메니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mellotron을 광적으로 좋아한다는 점인데 요... 멜로트론으로 앨범 전체를 쭈악~~ 도배한 아르모니움의 2집은 언젠가부터 아트록 매니어라면 꼭 들어야할 필수 품목으로 자리매김 했지요. :-) (오죽하면 mellotron 이라는 label 이 있겠어요...)

오늘 소개해 드릴 아르모니움의 3집 l'heptade 는 멜로트론의 사용이 전작보다 매우 줄었습니다. 음.. 줄었다고 하기 보다는 각 곡의 하일라이트 부분에서 거의 쓰이지 않았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 겠군요. 하지만 보컬 부분이 더욱 더 강조되었으며, 어쿠스틱한 사운드가 멜로트론의 빈 공간을 잘 매꿔주고 있어서 완성도 면에서는 오히려 si on avait~~ 를 넘어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멜로트론을 사랑하시는 분들께는 첫 시도에서 약간의 실망을 드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분들은 여러번 들어 보십시요. 아마 어쿠스틱 기타와 보강된 코러스, 뛰어난 감 각의 오케스 트래이션이 서서히 귀에 익숙해질 겁니다.

전체적으로 10분 안밖의 곡들로 짜여져 있으며, 곡 사이 사이에 차분한 연주곡들이 2-3분 정도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조곡들은 neil chotem이 담당하였는데, 영화 dressed to kill 사운드 트랙을 연상시키더군요. 조곡들은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주 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전작보다는 더 성숙된, 참울해진 분위기이며 fiori의 뛰어난 창작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지요. 얘석한 점은 가사가 불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반쪽 감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track list

prologue comme un fou sommeil sans reves chanson noire le premier ciel l'exil le corridor lumieres de vie comme un sage epilogue

첫곡 prologue는 앞에서 말했듯이 n.chotem이 작곡한 관현악 소품이라고 보면 타당할 겁니다. 안개처럼 밀고 올라오는 현악기들의 울림과 그 뒤를 잇따르는 오보에와 플룻의 주고 받는 이중 구조 는 마치 노을이 잔잔하게 깔려있는 시골의 저녁 풍경을 연상시킵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한번 들으면 그 선율을 잊지 못하는 너무나도 아름 다운 곡... comme un fou가 이어집니다. fiori의 목소리는 2집 때보다 더 나릇 나릇 해졌으며, 여러가지 키보드 웍이 매우 돋보이는 곡입니다. serge locat의 멜로트론, 일렉트릭 피아노, 그랜드 피아노, 신디사이져, 오르간 등... 무려 5가지의 건반악기의 조화는 대단한 것이지요. 또한 여러번 등장하 는 코러스는 곡을 더욱 풍요롭게 해줍니다. 단지 앞부분을 제외한다면 어쿠스틱 기타가 그리 많이 쓰이 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군요.

언제나 느끼는 점이지만 제 글이 감상에 있어서 많은 지장을 주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군요.

정철

zepelin@popsmail.com

[정철, 2001.5]

저도 비교적 좋아하는 밴드이고... 확실히 이땅의 컬트밴드가 될만한 요소도 많지만... 왠지 과대평가되었다는 느낌도 지우긴 어렵습니다.

그래도 가끔 이들의 착한 음악을 들으면 좋을 때가 있지요. 얼마전에도 고가의 수입시디로 깔린 올타임베스트셀러입니다. 소품을 좋아하시는 분은 1,2집을, 대작을 선호하신다면 2,3집을 추천.

74 Harmonium ★★★☆ 75 Si On Avait Besoin D'une Cinquieme Saison ★★★★ 76 L'heptade(2LP) ★★★ 77 En Tournee(2LP Live)

[이응민, 93]

매혹적인 목소리의 주인공 Serge Fiori가 이끌었던 카나다 출신 그룹Harmonium의 음악세계를 여러분께 펼쳐드리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간략하게 이 그룹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하죠. 이들은 1974년 리더 Serge Fiori(기타,풀룻,리드보컬)를 중심으로 Michel Normandeau(기타,보컬), Louis Valois(베이스,피아노)의 3인조 편성으로 결성됩니다. 포크를 음악적 기반으로 해서 샘물 같이 맑고 투명한 음악을 우리들에게 선사해준 정겨운 그룹입니다.

01.<Harmonium>

2집에서 풍성하고 다채로운 사운드의 핵심이었던 관악기주자 Pierre Daigneault와 건반악기주자 Sergi Locat가 참여하지 않은 3인조 구성으로 제작된 이 앨범은 포크록에 기반을 둔 맑고 투명한 연주를 들려줍니다.

02.<Si On Avait Besoin D'une Cinquieme Saison>

이들의 최고 걸작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움이 이 앨범안에 응축된듯 기분까지 들게하는 앨범. Serge Locat와 Pierre Daigneault의 가입으로 사운드가 윤택해졌으며 Serge Fiori의 보컬도 한층 원숙해졌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03.<L'Heptade>

이들의 3집이자 더블앨범에서는 많은 변화된 사운드를 접할 수 있습니다. 이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타악기주자 Denis Farmer가 새로이 가입하여 박력넘치는 드럼연주를 펼쳐줍니다.

유영재

espiritu@hitel.net

[유영재, 92.11]

며칠전에 전혀 에기치 못했던 변두리의 모 레코드점에 우연히 들렀다가 그토록 오랜동안 갖고싶어했던 음반 한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너무나 뜻밖이고 한편으로는 너무 기뻤으나 그날 돈이 없었는지라... 3일동안 꾸역꾸역 모아서 오늘 다시 그 레코드점엘 갔더니, 아뿔싸... 어제 팔 렸다니... 변두리의 무명 레코드점이라 이런 음반 찾을 사람도 없을거 같았기에 3일 정도 여유는 괜찮을줄 알았는데 너무 방심을 했나...?

생각할수록 너무 안타깝고 열이 받는지라... 이 가슴앓이를 무엇으로 달래려나...생각하다가 아주 효과좋은 약을 발견했으니 바로 캐나다 그룹 Harmonium의 두번째 앨범 [ Les Cinq Saison ]이다.

이 앨범을 한마디로 표현하지만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할 수 있겠다. 전편에 수놓아지는 어쿠스틱 기타와 플룻, 그리고 멜로트론... 불어로 읊조리는 가 사... 4계절 외에 제 5계절이란 가상의 계절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광활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음악적으로 거의 완벽하게 표현한듯 싶다.

총 5곡의 수록곡중 어느 하나 빼놓을 것이 없는데, 전원적 향취를 물씬 풍기는 플룻 연주가 멋진 'Vert', 정말이지 세상에 이보다 더 기분 좋은 음악이 있을 까 생각될 정도로 신나고 경쾌한 'Dixie', 10여분에 이르는 곡으로서 멜 로트론 음향이 파도처럼 밀려드는 'Depuis L'Automne', 후반부의 낭만적 인 멜로디와 연주가 인상적인 'En Pleine Face' 등 매곡을 거칠때마다 전 원의 풍경을 머릿속에 그리게 하는 멋진 곡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은 마지막곡 'Histoire Sans Paroles'에서 극에 달하게 되는데, 17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듣는 이의 넋을 빼놓는 작품이다. 마치 눈앞에 광활 한 대자연이 펼쳐지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몇년전 이 곡을 추천 해 주시며 '백만불 짜리 곡이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던 모형의 말처 럼, 정말로 꿈결과 같이 아름답고 포근한 곡이다.

오늘 비록 아쉬운 날이긴 하지만 Harmonium의 음악은 그런 아쉬움을 말끔 히 씻어주기에 충분하며, 정말 이 음반이 내 곁에 있기에 나는 행복하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몇안되는 앨범중 하나이다. 많은 분들께 적극적으로 권해드리고 싶은... 그런 Harmon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