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aatu

Hope (1977)

1976년 신비의 그룹으로 알려진 캐나다의 스페이스 록 그룹, 가장 완벽한 프로그레시브록 앨범의 명반

유영재

espiritu@hitel.net

93.9

KLAATU - Hope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동안 이 앨범처럼 나를 애먹인 음반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나를 열받게 만드는 클라투의 "희망"...

내가 이 음반을 처음 들은것은 중3때 중간고사를 치른 직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The Loneliest Of Creature'와 'Prelude'의 접속곡... 그 순간 한마디로 뿅가고 말았다. 뭣모르고 단지 클라투의 곡이라는 DJ의 멘트만 믿고서 녹음 버튼을 누른것을 어찌나 다행스럽게 여겼던지...

당시 1집만 접해본 나에게는 '클라투가 이런 곡도 있었구나..'하고 연신 감탄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후 얼마되지 않아서 우연히 듣게 된곡 'Long Live Politzania'...깨갱...!! 증말 날 미치게 만들더구만... 난 그날 이곡을 들으면서 결심을 했다. "내 이 한목숨 다바쳐서 이 음반을 구하고야 말리라!!!"

그후 나는 이 음반을 구하기 위해 긴 여정을 시작해야 했다. 며칠간을 거의 매일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수입 레코드점으로 달려가야만 했고 여기저기다가 주문을 때려 놓았다. "아마 이번에 오더하면 들어올거야..." 주인 아저씨의 말을 믿고 기대를 잔뜩했건만... 그 후 다른 음반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우후죽순으로 수입되었지만 클라투의 이 음반만은 정말 때려죽여도 안들어오는 것이었다. "이 음반 구하기가 힘들어...좀 더 기달려봐라..." 애고...기다리는 것도 한두번이지....나는 계속해서 책에 나와 있는 클라투의 '희망'음반 사진을 보면서 테잎에 녹음해둔 음악을 듣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인내해 나갔다. '언제 이 음반을 가져보게 되나...?'

근데 얼마후 신촌에 있는(지금은 없어진) 당시 국내 프로그레시브의 보쓰격이라 할수 있었던 모레코드점에가게 되었다. 나는 클라투의 '희망' 음반이 들어왔는지 물어봤다. 근데 아저씨가... "아!! 클라투의 ?? 그거 들어왔지. 잠깐만 기다려..." 그러시더니 박스를 뒤지시는거다. "오! 주여!!! 드디어 오늘에서야 이 음반을 구하게 되는군요!!!" 나는 너무 너무나 기뻤다. 정말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근데 잠시후 아저씨가 한참동안 박스를 뒤지시더니... "이상하다? 어디갔지? 여기있었는데..." 그러더니 장부를 살펴보신다. "애고, 너 한발 늦었다. 좀전에 팔렸구나. 조금만 더 빨리 오지...." 그러면서 나에게 장부를 보여주신다. 으흐흑... 정말 열이 안받칠수가 있나... 도데체 어떤 XX가 클라투를 가로챈거야?!!!! "여기 클라투보다 좋은거 많아...메타모포시는 어때?" 그러나 난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몹시 실망한 나의 표정을 보신 아저씨는 "클라투 또 들어올거야...걱정마라." 난 그 한마디에 위로를 받고 다시 얼마간을 인내해야 했다.

얼마후 전화가 왔다. "판들어왔으니 지금 오렴." 난 냅다 뛰었다. 그곳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모두 판을 사기 위해서 온 사람들이었다. 그 비좁은 레코드점에서 정말이지 모두들 하나같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판들을 고르고 있었다. 그중에는 지금은 아트록계에서 유명인사가 되신 분들도 있었다. (이름은 안 밝히겠음) 나두 눈에 불을 켜고 판들을 뒤적였다. 근데 내가 애타게 찾는 클라투는 안보이는 것이었다. "....아저씨, 클라투 안들어왔어요?" "응? 그거?...그거 좀전에 다른애가 사갔는데..." 정말 나에게는 사형선고와 같은 한마디가 메아리쳤다. 또 한발 늦은거란 말인가? 근데 옆에 판을 고르던 사람들도 그말을 듣고 판고르는 것을멈추고 벌떡 일어나더니 한마디씩 했다. "클라투 팔렸어요?" "클라투 왜팔아요?!!!!!" "애고~~ 클라투가 팔리다니..." "클라투 저 주신댔잖아욧!!!!"

'...으잉?... 나말고도 클라투를 노리는 사람들이 이리도 많단 말인가?....'

근데 아저씨의 대답이 나를 더 미치게했다. "야!! 니네 클라투 구할려면 보통 재빠르지 않으면 안돼! 그거 주문한 애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어? 이거 봐라!!" 그러시면서 사람들이 주문한 주문리스트를 보여주신다. 근데 정말 어떻게 된건지 사람들이 주문한 리스트에는 모두 하나같이 클라투의 'Hope'이 꼭 끼어있는 것이다. 참내... 정말이지 이거 한장 사려면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만 할것 같았다. 앞이 캄캄했다. 참내 대학 입시 경쟁률보다 더하구만....정말 당시의 매니아들에게 클라투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리고 또 얼마가 지났다. 난 다시 레코드점에 전화를 했다. "응..! 영재구나!! 내일 아침에 들어오니까 일찍 오너라!!" "아저씨 클라투도 들어오죠?" "응 아마 들어올거야...근데 경쟁률이 세니까 빨리 와야 할거다!!" 담날 아침 난 일어나자마자 그곳으로 향했다. 문을 여니 아침부터 사람들이 우글거렸다. ' 으으...증말 인간들 빠르다 빨라...' 근데 순간!!!으읔!!!!! 거기 있는 사람중 한명이 클라투의 ' Hope'을 꺼내들더니... "계산해주세요!!" 증말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단 한장 들어온걸 간발의 차로 또 놓치다니...흐~~~ 그날은 클라투의 2집 음반을 처음으로 직접 보았다는 거에 위로를 삼으며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러기를 수차례... 결국 나는 이 음반을 찾아헤맨지 햇수로 3년째 되는 고2때 비로서 구하는데 성공을 하고말았다. 그날은 정말이지 타이밍을 잘맞추었다. 판이 들어올거라는 아저씨의 연락을 받고 나는 판이 들어오기 전에 몇시간전에 가서 죽치고 앉아 있었다. 얼마후 아저씨가 판들을 들고 오시자 나는 막 뒤졌다.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마 딴 사람들은 그 때 이리로 한참 오고 있는 중이었을 것이다. 오!! 하나님!! 클라투의 호프가 있는것이다!! 근데 중고였다. 하지만 중고가 문제냐? 중고를 3만5천원이라는 결코 싸지 않은 가격에 주고 샀지만 난 그날 정말이지 너무나 감격해서 울음을 터뜨릴뻔 했다. 그 많은 경쟁률을 뚫고...쾌재를 부르면서 집에 오는 버스안에서 절로 노래가 나왔다. "배를 저어가자~, 험한 바다 물결 '희망'의 나라로~~~" 그날 난 이 앨범을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인간 승리의 기쁨을 맛보았다.

근데 얼마후...아시다시피 이 음반이 재발되고 씨디로도 나온 것이다. 기가 막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이 음반을 구하려고 미친놈처럼 돌아다닌게 얼마나 지났다고....음 하지만 재발된것은 뒷면이 흑백이라는거에 위로를 삼았다. 그런데 얼마후 한수 더떠서 라이센스가 나온다?!!! 참내 내가 그럼 3년동안 헛고생한거여?!!!! 애고...물론라이센스가 나와서 이 좋은 음반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내가 보낸 중3때부터 고2 때까지의 처절했던 3년간의 사투를 생각하면 환장할 노릇이었다. 얼마후 다시 미국에서 이들의 1집과 2집을 합쳐놓은 씨디가 나왔다. 그때 나는 그때의 3년은 잊어버리자고 자위를 하고 있는 때였다. '그래..잊자 잊어!!..흑흑...' 그러면서 나는 그 합본된 씨디를 다시 샀다. 물론 그 당시 샀던 3만5천원 짜리 중고 음반 역시 아직 가지고 있다. 뭐 지금 팔아봤자 값도 제대로 안나오겠지? 힝... 그래도 클라투는 좋다.....어떻게 구한 음반인데 이걸 팔아??!! 이 음반 아즉도 안 가지고 계신 분들...거의 없겠지만...혹시 나계시다면... 빨리 가서 사세욧!!! ....(위에 서술된 내용은 99%가 사실임을 밝혀둡니다.)

** 앨범 감상 **

일단 수려한 재킷부터가 보는 이의 관심을 잔뜩 끌게 만든다. 더욱이 1집의 재킷에 등장했던 사람의 얼굴 모양을 띈 채 방긋 웃고 있는 노란 해의 모습이 2집에서는 페허가 된 도시의 땅에 그려져 있다는 것이 나로 하여금 강한 호기심과 함께 일종의 신비감마저 느끼게 해주었다. 이 자켓에서 가장 중점이 되는 것은 멀리 붉은 태양을 배경으로 가느다란 빛을 발하고 있는 등대 불빛이다. 이 불빛은 바로 이 앨범의 타이틀인 '희망'을 상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앨범의 오리지날 레코드 속지를 보면 알겠지만 이 불빛은 수많은 별들이 무수히 떠있는 까마득한 우주 공간까지 빛을 비추고 있다.

이러한 재킷 디자인만 보더라도 이 앨범에서 이들이 얘기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대충 짐작이 간다. 일단은 재킷 미학적인 면에서 보더라도 상당히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 앨범에 담겨있는 음악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감동 그 자체이다. 그들만의 특유의 위트를 간직한채 그들이 아니고서는 만들수 없는 엄청난 컨셉트 앨범을 창조해낸 것이다. 1집에서는 다소 유머러스한 분위기의 음악을 행했었으나 2집인 본작에서는 그 어느 작품보다도 비장한 면을 느낄수 있다.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한편의 동화속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특히나 가사를 음미하면서 이 앨범을 접한다면 그 감동은 배이상 더할 것이다.

이 음반을 처음 들었을때 나는 세상에 이런 음악을 만들어낼수 있다는것 자체가 경이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때는 항간의 소문대로 이들이 정말로 외계에서 온 인물들이 아닌가 하는 철부지 같은 생각도 했었다. (물론 당시에는 이들의 신원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때였다.) '신비의 그룹'이란 칭호를 항상 앞에 달고 다니던 이들이 몇년전에 확실한 이름이 밝혀졌을때 솔직히 적잖은 실망을 했다. 그 이유는 왜인지 모르겠으나 정말로 이들이 외계인이었길 바랬기 때문일까? 아님 비틀즈의 멤버였길 은연중에 원했던 것이었을까?.... 암튼 이제는 더이상 이들의 이름 앞에는 '신비의 그룹'이라는 칭호는 어울리지 않게 낮다. 멤버는 Terry Draper, Dee Long, John Woolschuk의 3인조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들은 멤버 각자가 10여개 이상의 악기를 다루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가 지금까지 들어왔던 중에서 음악의 완성도와 진보성, 재킷 이미지, 프로그레시브 다운 프로그레시브로 대표선수 석장을 들라면...

PINK FLOYD The Dark Side of the Moon KING CRIMSON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그리고 KLAATU Hope

이렇게 들겠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석장은 아니에요. '위대한' 작품입니다.

정종화

notte@hitel.net

93.9

KLAATU Hope

Hope is like a lighthouse keeper's beam Hope, the master cobbler of our dreams For hope believes in desert streams The mightest of stars... the microcosm in a jar Vast or small they all revolve on hope

Hope, the guardian angel of the dove Hope, a gift of guidance from above And hope is the heart in mother's love No plans could be conceived No ships could fare the seas for there would be no courage Were it not for hope

Now the path before us lies before our very eyes Don't you see? And it leads up to the gateway... lead me through Don't you see? Then come and take my hand Raise up your head And dry your eyes for up ahead I see A ray of peace a shining on me

So let us feel hope and feel the sunrise in our mind To give hope is to enlighten all mankind Ah, but lose hope and life seems black as blind When faith gives way to fear... When motivation disappears All is lost if one abandons hope All is lost... If one abandons hope

희망

희망, 그것은 등대지기가 비추던 불빛같은 것 희망, 그것은 우리의 꿈을 하나하나 이어주는 고마운 수선공같은 존재 희망은 사막에서조차도 그 아래 흐르고 있을 물줄기의 존재를 믿고 있기에 가장 위풍당당한 별중의 왕이든 항아리 속에 담긴 작은 세계든 거대하고 작음에 상관없이 이 모든 것은 희망과 맺어져 있지요

희망, 그것은 비둘기의 수호 천사 희망, 그것은 우리를 인도하는 희망의 선물 그리고 희망은 대자연의 사랑속에 자리한 중심 그게 없으면 그 어떤 계획도 세워지지 못하고 용기가 없어지기 때문에 그 어떤 배도 바다를 항해해 나갈 수가 없게 됩니다 희망이 없으면 그렇게 되는 법이랍니다.

이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 바로 지금 우리의 눈앞에 펼쳐져 있어요 보이지 않나요? 그 길은 나와 우리를 곧장 정문으로 데려다 줄 겁니다. 그걸 모르시겠어요? 그러니 이리와 내 손을 잡아요 그리고 고개를 들고 눈물을 닦아내세요 내 눈엔 보여요. 저 평화의 빛줄기가 위로부터 나를 비추고 있는 모습이

그러니 희망을 가집시다. 우리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태양을 느껴봐요. 희망을 심어주는 건 온 인류를 기쁘게 하는것 아, 하지만 희망을 잃으면 삶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깜깜한 것이될거예요 신념은 두려움 앞에 길을 내주고 의지는 사라져 버리죠 누구든 희망을 포기하면 모든 건 끝장이예요 우리 모두가 지는 겁니다. 희망, 만약 한 사람이라도 이걸 버린다면 말입니다.

1976년 신비의 그룹으로 알려진 'Klaatu'의 대단히 성공적인 데뷔작이 그 당시 해산상태에 있었던 비틀즈의 새로운 음악을 연상시키며, 많은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었다. 이듬해 그들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일컬어지며 지금까지 가장 특이한 형태의 가장 완벽한 프로그래시브록 앨범의 명반으로 꼽히는 두번째 앨범 'Hope'가 출반된다.

데뷔앨범에서 아름답고 평화스러웠던 행성 'Klaatu'가 'Little Neutrino'에서 마지막에 들렸던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몰락해가는 과정에 어느정도 연계되는 컨셉을 가지는것이 바로 이들의 두번째 앨범 'Hope'이다.

데뷔앨범의 자켓의 앞부분을 차지했었던 온화한 미소를 가진 노란 태양의 모습이 이미 폐허가 되어 황폐해진 사라져버린 Klaatu 행성의 고도 'Politzania'의 전경앞에 쓸쓸히 부서져서 쓰러져 있다.그리고 멀리서 머나먼 우주를 비추는, 마지막까지 이 사라져버린 행성 'Klaatu'의 최후를 묵묵히 지켜봤었던, 등대지기의 등대의 불빛이 허공을 가르며, 멀리 보이는 붉은 태양과 등대가 있는 바위산에는 이미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검고 어두운 먹구름이 감돌있다. 하지만 여전히 마지막까지 잃어버릴 수 없는 희망을 나타내는 등대불빛은 여전히 희미하지만 저 하늘을 비추고 있다.

이상현

amondull

93.8

KLAATU Hope

91년이 저물어가던 어느날 KBS방송국으로부터 자그마한 소포하나가 집에 도착해 있었다.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경품에 당첨된 기억이 없던터라 나는 그안에 담긴 내용물을 전혀 짐작도 할수 없었고,긴장된 손으로 그 작은 사각형의 소포를 뜯어내기 시작했다.

빨갛게 이글거리는 행성위에 선명하게 찍혀진 글자는 'klaatu'......

나는 그날 그 CD를 손에 들고 온집안을 팔닥거리며 뛰어다니던 기억이 난다. 그도 그럴것이 그 당시에는 앨범 'HOPE'가 라이센스로 발매되기 몇달전이였기 때문이다.

CD플레이에서 부담없이 램덤 스위치를 누를수 있는 몇 안되는 음반중에 하나가 'HOPE'일 것이다. 첫곡 'We're Off You Know'부터 끝곡 'Hope'까지 모든 곡들이 일관성있게 이 앨범의 신비스러움 ── 우주공간의 낭만과 우수, 환희와 열정, 그리고 인간 삶에 대한 무한한 희망 ── 을 들려주고 있다.

'Around The Universe In Eighty Days'는 스페이스락중에서도 첫손가락으로 꼽히는 명곡이다. 무한대로 확장되는 스케일의 웅장함은 약간 떨어지지만 곡의 중반 부분에서 흐르는 연주부분은 스페이스락 분야에서 중시되고 있는 '우주공간에서 느끼는 낭만'을 아주 극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그러나, 앨범 HOPE를 아트락이 자랑하는 최고의 앨범으로 꼽을수 있었던 것은 다음에 이어지는 세개의 걸작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 부분을 들을때는 Prelude, Long Live Politzania, The Loneliest of Creaures'순으로 듣는다. 'Long ...'의 서곡형식으로 들려지는 'Prelude'는 서양의 고전음악과 락음악을 수용한 가장 이상적인 연주음악이다.환희와 우수가 어우러진 5분 43초의 박진감 넘치는 연주에 이어지는 곡은 'Long Live Politzania'이다. 옛날 영국의 어떤 국왕은 헨델의 '메시아'중에서 할레루야를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고 한다. 나는 그의 감동으로 이 음악을 듣곤한다.

반복되는 삶이 날 지치게 만들때 나는 범우주적인 희망을 담고 있는 앨범 'HOPE'를 듣는다.

박준범

compact

93.8

KLAATU Hope

으흠 그러니깐 호프라는 앨범에 대해서 접한지는 처음 아일랜드 감상회가 이루어지는 날이었다. 충동구매로 QVL로 부터 시작한 나의 아트락 여행이 시작된지 한달이 약간 못되는 기간이었다. 아일랜드 감상회에서 호프의 맨 마지막곡을 들을때는 그냥 평범한 곡이다 했다. 그 이후로 시간이 지나고 게시판에서 글을 보면서 클라투의 호프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에 대한 이야기도 어디선가 줏어들었고 그들이 철저하게 비공개 그룹이었다는 점과 비틀즈를 표방하는 그룹이라는 것들. 정작 그렇지만 나는 그들의 음악보다는 이쁜 쟈켓그림에 관심이 더 많았다. 우주의 영원한 파라다이스를 상징하는 앨범 쟈켓의 그림은 너무나도 이뻤기때문이다.

아일랜드 2회 감상회때 1회때와는 다른 곡이 선곡되어서 틀어졌다. prelude와 그 다음 접속곡 long live pol??(판이 제 수중에 없어서)그 곡을 들었을때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야 정말 인기가 좋을만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 판을 사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가는 레코드 가계에 이 앨범을 뜯어논게 있기때문이다. 학교근처라서 수업끝나고 레코드가계에 잠시 들려 한번 듣고 술마시러가고 감상회 이후의 한 일주일간의 나의 생활이었다. 계속듣고 싶었지만 염치가 없어서 가끔듣는것으로 만족했다. 그 이후나는 과동기생일 선물로 그 판만 4명한테 줬다. 나도 없는 판을 선물로 주다니 흑흑..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가 술먹고 취해서 어느 모 레코드가계에서 충동구매를 해서 집으로 들고와서 턴테이블위에 판을 올려놓은후에 음악을 들었다. 처음 음악을 들을때의 감동은 그대로 다시 살아났다. 클라투의 호프 .... 아마 그들이 노래하고 있는 우주처럼 신비하고 앨범의 이름처럼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앨범인거 같다.

임현

sinsedea

95.7

KLAATU Sir Army Suit

자켓이 눈에 띄길래...못보던 것이어서 자세히 보니 흐아~ 이게 누군가? KLAATU...다! 전혀 처음 보는 자켓의 클라투... 'SIR ARMY SUIT'3집이네요. 드디어 클라투 3집을 오늘 듣게되어 너무나 설레는 마음에 이글을 올립니다.

여러 글들이 클라투의 1,2집에 비해 3,4,5집은 완성도가 떨어진다고들 하더군요. 하지만 들어보니 그런건 못 느끼겠고, 처음곡이 다소 팝적으로 시작 되어 다소 걱정 했었는데, 초기 1,2집의 분위기와는 좀 다르지만 역시 클라투!

어쩌면 비틀즈의 느낌에서 벗어나는 듯하기도하군요. - 팝적인 기분이 드는 곡이 더러 있는것 때문은 아닙니다. 앞면에선 세번째곡 'EVERYBODY LOOK A HOLYDAY'는 이전의 클라투를 생각나게 해주지만 뒷면의 첫곡'MISTER MANSON'을 들으면 다소 강해진 락적인 - 하드락을 방불케하는 - 기분이 듦과 동시에 사이키델릭한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져요. 뒷면에선 네번째곡 'CHERIE'는 클레시컬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죠. 하프시코드 가 울리는 가운데, 바이얼린 소리도 들리고, 감싸오는 플룻 소리까지...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재밋어요.

자켓은 1,2집과 마찬가지로 어떤 이상향을 뜻하는것이예요. 1,2집에서는 막연한 이상향의 모습을 보여주기만하지만, 3집에선 사람들이 이상향을 찾아나서는 그림이죠. 삭막한 언덕을 수십킬로미터는 될듯하게 사람들이 줄을 서서 어딘가로 가고 있고, 하늘에는 1집의 그 해가 보름달처럼 등그렇게 저멀리 떠있어요. 그쪽으로 사람들이 막 걸어가요. 근데 좀 지친(세상에 찌들은) 표정들이죠.

자~ 그럼 뒷면... 그 달(해?)의 뒤통수가 조그맣게 보이고, 사람들이 이쪽으로 오는군요. 그런데 표정이 너무나 밝네요. 마치 그들의 유토피아 - 2집에서의 POLITZANIA 아닐까요? - 에 다다른 사람들 같아요.

아~ 이런... 빼먹을 뻔했다. 생쥐요. 그 귀여운(1집에서는 잠옷입고 나오는 바로 그 쥐) 녀석이 여기도 나오네요.

이들의 앨범은 1,2,3집을 나누어 서로 비교하기보다는 1,2,3(3집 이후는 못들어봤으니 모르겠구요.)이 이어지는 컨셉트 앨범으로 보는것이 바람직한것 같군요.

들으면 들을수록 정이 드는 클라투...4,5집 기대 되는군요.

orkman (장민수)

cats@gw2.hyundai.co.kr

Klaatu - Hope

클라투는 참 신비로운 그룹입니다. 1976년 그들의 데뷔작이 발표되었을 때 멤버의 이름이나 사진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단지 '클라투'라는 그룹명과 'Klaatu'라는 앨범명만이 알려졌습니다.

그들의 음악은 비틀즈의 후기 작품들, 특히 'Sgt. Pepper's'와 'Abbey Road'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지만, 단순한 모방을 넘어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구축해냈습니다. 특히 이 두 번째 앨범 'Hope'에서는 보다 성숙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줍니다.

앨범 전체가 하나의 컨셉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첫 번째 앨범에서 평화롭고 아름다웠던 Klaatu 행성이 파괴된 후, 그 폐허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 이 앨범의 주제입니다.

'Long Live Politzania'와 'Prelude'로 이어지는 연결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클래식과 록이 절묘하게 결합된 이 부분은 프로그레시브 록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광월인 (이동훈)

meddle@nuri.net

Klaatu

Klaatu 에 대한 내 감정은 복잡하다. Klaatu 를 처음 접한 것은 FM을 통해서였다. 한밤중에 들려오던 Around the Universe in Eighty Days. 아마 그때가 중학교 2학년쯤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와서 Hope 앨범을 구입했다.

당시 나에게 이 앨범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특히 Long Live Politzania 의 웅장함과 Prelude의 아름다움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들의 음악에는 우주적 스케일과 인간적 감성이 절묘하게 조화되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이 음반이 가진 한계도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Beatles에 대한 오마주가 지나쳐서 때로는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ope는 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의 명반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국내 프로그레시브 록 팬들에게는 거의 신화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순간이나마 오염된 나의 가슴을 씻어 내기 위해...

전영혁 (86)

unknown@email.com

**프로그레시브 록의 ET '클라투'**

형이상학적인 재킷에 '클라투'(Klaatu)라는 글씨만 적힌 신비의 음반이 지구촌에 상륙한 것은 1976년이었다.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인 당시의 필자는 상병 계급장을 달고 두번째로 휴가나와 단골 레코드점에서 이 레코드와 상면했다. 지금은 희귀음반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사가는 사람이 없어 한쪽 구석에 버려져 있었고,필자는 재킷이 주는 묘한 이미지에 끌려 무심코 '클라쿠'를 선택했다.

22년 전인 국민학교 6학년 때 비틀즈의 데뷔앨범을 처음 구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같은 감흥이 되풀이 되고 있듯,여러장의 앨범을 사들고 집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이 지극히 가벼웠던 것으로 (군화를 신었음에도불구하고)기억된다.

당시 클라투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었던 필자는 다른 음반들을 모두 들은 후 마지막에야 별 기대없이 플레이어에 레코드를 걸었다.그런데 도입부에서 부터 신비로운 효과음으로 듣는 이를 사로잡는 '행성 간의 비행물체는 응답하라'(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가 7분 14초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숨막히는 감동으로 몰고 갔다.

그리고 통일성 있는 이미지의 마지막 곡 '작은 별'(Little Neutrino)에 이르기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환상의 명반이었다.휴가를 마치고 귀대할 때까지 필자는 '클라투는 과연 어떤 이들일까? 그들은 정말 외지의 소문대로 비틀즈의 멤버들일까?'라는 자문을 반복했고 그 해 겨울도 그렇게 보냈다.

70년대 중반을 장식했던 이 클래식한 프로그레시브 록의 하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클라투의 음악은 그후 십여년이 흘러도 여전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멤버들의 신원이 밝혀진 지금도 그들의 음악만은 '신비'라는 단어를 떼어놓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클라투의 가장 큰 특징은 치밀한 구성력과 아름다운 멜로디 라인, 그리고 무엇보다도 SF적인 상상력이 절묘하게 결합된 컨셉트 앨범들이라는 점이다. 특히 두번째 앨범 'Hope'는 프로그레시브 록사상 가장 완성도 높은 컨셉트 앨범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치 우주 어딘가의 미지의 행성을 여행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것은 단순히 스페이스 록적인 효과음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관과 철학이 음악 전반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들의 정체가 밝혀졌지만, 클라투는 여전히 프로그레시브 록 역사상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준 그룹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