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Orme
이탈리아의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사운드로 유명
3M
ecokis@plaza.snu.ac.kr
Le Orme의 앨범들은 그 사운드적 유사성에 따라 다음과 같이 몇 묶음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Ad Glorian,In Concerto,Inglese,Piccola Dell'Ape는 아직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들어 보신 분의 보충 설명 부탁드립니다.)
**I. Collage** 싸이키델릭 느낌의 *정적*인 interplay를 구사,아직 본격적인 Orme적 사운드를 들려 주지는 않지만 훌륭한 앨범.growing on-type입니다.
**II. Uomo Di Pezza, Folona E Sorona**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정교함*으로 특징 지을 수 있는 Orme사운드의 체계가 잡힌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Uomo의 경우 Orme의 앨범중 가장 접근하기 힘든 앨범이 아닐까 여겨지고요 Felona는 그 연장선에 위치하고 있지만 보다 쉽게 다가 옵니다.존경스러운 음반들입니다.growing on-type입니다.
**III. Contrappunti** 또 변화를 가집니다.처음 들을 땐 실망하기 딱 좋은 앨범입니다.수록 시간도 짧고요.하지만 반복감상을 통해 이 앨범이 얼마나 많은 매력을 담고 있는지 깨닫게 되시면 Orme에 미치시게 될 것입니다.Crazy in Orme!!
**IV. Smogmagica** 엉터리 기타리스트을 영입하는 바람에 Orme역사에 치욕을 남긴 시기입니다.이 앨범만 녹음하고 이 기타리스트가 자진 탈퇴했다는 것은 눈물이 날 정도로 다행입니다.기타가 강조 되지 않은 수록곡의 절반 정도에서 여전히 발견할 수 있는 Orme적 매력은 이 앨범에 소장가치를 부여합니다.다소 popular.
**V. Verita Nascoste, Storia O Loggenda** Orme를 처음 접하시는 분은 가장 먼저 Verita부터 들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Orme사운드의 기본을 유지하고 있지만 훨씬 빨리 다가갈 수 있도록 음악이 짜여졌습니다.guitar는 이전과 달리 곡 분위기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습니다. Storia 역시 같은 색깔의 앨범입니다.rmp에서 Storia를 형편없는 pop앨범으로 평가해 놓은 걸 읽은 적이 있는데..이게 단순한 pop앨범에 불과하다면 아트락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할 것입니다.너무나 사랑스런 음반들입니다.
**VI. Florian** 사운드의 전환을 다시 한번 가집니다.물론 기본틀은 그대로 유지하고요.어쿠스틱 악기로 편성을 바꾸었습니다.변함없이 신뢰를 주는 앨범. growing on-type입니다.
Orme에 대한 지나친 애정때문에 객관성이 부족한 글이 됐는지도 모르겠군요.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은 주저마시고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Orme 라이센스 만세!! Si-Wan 만세!! 발매소식이 늦는 바람에.. 비싼 가격에 Felona를 mailorder해야 했던 아픈기억을 억누르며 정신 없이 외칩니다..
Pollen
pollen@bubble.yonsei.ac.kr
3M님, Le Orme의 전반적인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전 Felona E Sorona, Storia O Loggenda, Florian을 왕년의 지글거리는 부틀랙으로 가지고 있는데요.....아, Felona E Sorona는 Art Blakey, Cervello, Museo Rosenbach 몇 장과 함께 지하철에 두고내리는 사고를 당하여 오래 전에 잃어 버렸군요.... 많이 울었었죠. :=== <
Felona E Sorona는 처음에는 좀 싱겁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갈수록 사랑스러워지는 앨범의 종류였다고 기억됩니다. 녹음해 둔 테잎으로 가끔 듣는데, 더욱 그런 생각이 들죠. 이것도 역시 '향수'를 자극하는 종류의 음반이겠죠......
Storia O Loggenda는 턴테이블에 잘 올려지지 않았던 앨범입니다. 집에 내려가면 다시 들어봐야겠네요. Florian은 산뜻하고 '예쁜' 현악기들이 창창거리는, 느낌이 좋은 앨범이었구요.
이응민
hayden@hitel.net
94.4
♬♬ Le Orme - Florian ♪♬
**Side A:** 1. Florian 2. Jaffa 3. Il Mago 4. Pietro il Pescatore
**Side B:** 1. Calipso 2. Fine di un viaggio 3. El gran senser
1720년 플로리아노 프란체스코(Floriano Francesconi)는 '베네치아 뜨리온판떼(승리의 베네치아)'라는 이름의 커피하우스를 개점한다. 얼마 후에 '베네치아 뜨리온판떼'라는 현란한 상호 대신 간단히 주인 이름을 부르면서 '플로리안'이 탄생되었다. 당시 베네치아는 유럽 각지로부터 지식인들이 몰려들고 있었고, '플로리안'은 발레리, 르콩트, 고티에, 조르주 상드 등 수많은 문인들이 그 곳에 앉아 문학과 인생을 논하였다. 이태리의 정치적 불안기에는 혁명준비를 위한 본부 역할까지 담당하였고, 그 후로도 언제나 베네치아의 중요한 만남의 장소였다.
단지 시원한 음료를 마시기 위한 장소가 아닌, 베네치아의 은밀한 역사를 추적할 수 있고 사람들 간의 교제와 사랑이 거미줄처럼 드리워져 있으며 베네치아의 향기와 선조들의 경쾌한 정신이 숨쉬고 있는 이 아름답고 유서깊은 커피하우스 '플로리안'을 타이틀로 한 8번째 앨범을 Le Orme는 발표한다.
기존의 앨범과는 판이하게 다른 악기 편성을 가지고 이 앨범은 제작된다. 일렉기타, 신디사이저, 드럼을 버리고 대신 클래식기타, 만돌린, 부주키, 바이올린, 첼로, 아르모늄, 쳄발로, 피아노, 마림바, 비브라폰, Glockenspiel과 같은 '어쿠스틱' 고전악기만을 사용함으로써 클래식하고 우아한 음의 세계를 창조해냈다.
첫곡이자 타이틀 곡인 'Florian'은 아름다운 커피하우스 플로리안을 표현한 곡으로 복잡한 구성이지만 바이올린과 첼로의 화려한 음과 피아노와 마림바의 합주가 실내악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강약의 적절한 조절과 급박자와 완박자의 교차가 잠시도 이완되지 않는 음의 긴장감를 느낄 수 있게 하고, 각 악기별로 수준 높은 연주력을 보여줌으로써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Le Orme의 완전히 변모한 모습을 보여주는 뛰어난 곡이다.
'Florian'의 흥겹고 힘찬 결말에 이어 가냘픈 바이올린 솔로가 등장하면서 시작되는 'Jaffa'는 리더 Aldo의 따스하고 나긋나긋한 보컬이 곁들여진 아름다운 곡이다. 피아노, 바이올린, 보컬이 우아하고 슬픈 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부주키의 몽롱한 인트로로 시작되는 'Il Mago'는 '마술사'라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신비롭고 주술적인 분위기가 가득 풍긴다. 타악기주자 Michi의 다양한 타악기연주와 현악기가 신비로움에 화려함을 더해준다.
'어부 성(聖) 베드로'를 노래한 'Pietro il pescatore'는 차분한 Aldo의 보컬이 성스러움을 표현해 주고 있으며 다음곡 'Calipso'는 이 앨범에서 가장 정겨운 음을 표출하고 있다. 어쿠스틱기타와 피아노의 섬세하고 정겨운 인트로와 추운 겨울에 따뜻한 모닥불을 연상케하는 Aldo의 목소리가 너무도 아름답다. 특히 간주 부분의 바이올린 연주는 듣는 이에게 최상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Fine di un viaggio'는 Bob Dylan의 'Mr. Tamberine man'에 화답형식으로 만든 곡으로, 제목인 '여행의 끝'은 마약에 의한 환각의 세상은 외로움과 고통 밖에 남지 않는다는 의미인 것 같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행진곡풍의 아름다운 만돌린 연주는 아무 수식어도 필요치 않다. 만약 마약과 환각의 세계가 이들의 음악처럼 아름답다면 한번 빠져보고 싶다는 위험하고 엉뚱한 생각이 들게 한다.
마지막 곡 'El gran senser'는 타이틀곡 'Florian'과 맥을 같이 하지만 더욱 실험적인 구성을 담고 있는 실내악 소품이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이다.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이다. 성마르코 광장은 베네치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다. 플로리안은 그 광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피하우스이다. 그러므로 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모카커피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 오스트리아 작가 '칼 헤르놀트'의 커피하우스 '플로리안' 예찬에 이렇게 반박하고 싶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플로리안은 Le Orme의 '플로리안'이다. 그러므로 Le Orme의 '플로리안'을 듣고 있는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