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ia Bazar
이탈리아의 progressive rock 그룹인 Museo Rosenbach와 J.E.T.의 멤버들이 모여 75년에 결성한 그룹, 완벽한 곡 구성과 매력적인 멜로디로 유명
Lennon (이강영)
kylee@chep5.kaist.ac.kr
**Matia Bazar - "Tournee"**
**Tournee**는 Matia Bazar의 앨범중에는 **가장 들을만한** 앨범이죠. 특히 **"Tram"**은, 서정적인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좋아하실거에요. **옛날에 성시완의 'Underground Papyrus'에서 당당 2위를 차지한 곡**이기도 하구요.
**"Tram" 외의 곡들도 밝고 팝의 내음과 이태리풍이 잘 섞인 곡들**입니다.
그런데 **Tournee 외의 Matia Bazar의 앨범은 별로 재미를 못봤어요.** 자켓도 그렇고... 너무 poppy해서 권하고 싶지 않네요. 뭐 Yesterday 다시 부른거 그런것도 있고...
아뭏든 **Tournee, 꽤 보기 힘든 앨범중 하나였는데** 이제 많은 분들이 즐기실 수 있겠군요.
홍서연 (Nunc)
nunc@university.ac.kr
**Matia Bazar - "Tournee" (1979) : 저물어가는 날의 음악**
*1994.12.14일자 주간전국 대학신문에 실었던 글입니다.*
날이 추워지고 해가 짧아졌다. 학교 문을 빠져나갈 때쯤이면 벌써 어둠이 수북하게 쌓이고, 또 한 해가 간다는 걸 기억해 내고는, 어릴 적엔 결코 가져본 적 없는 느낌으로 하루하루가 무거워지곤 한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해 가면서 가끔씩 지상으로 나올 때 창밖으로 보이는 따스하게 번져가는 불빛, 일상의 냄새, 내 삶의 가벼움과 무거움들. **그런 저물녘의 풍경을 들려주는 음악이 있다. Matia Bazar의 "Tournee".**
**Matia Bazar는 이탈리아의 progressive rock 그룹인 Museo Rosenbach와 J.E.T.의 멤버들이 모여 75년에 결성한 그룹**으로, 76년의 "Matia Bazar I"로부터 89년의 "Red Corner"에 이르기까지 11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79년작인 "Tournee"는 다섯번째 앨범**인데, 이들의 음악이 늘 그랬듯이 **음악 형식의 실험과 난해함은 보이지 않으나 곡 하나하나가 완벽하게 짜여지고 매력적인 멜로디와 감각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 소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첫곡인 'Tram(전차)'에서부터** 우리는 **한껏 내지르면서도 편안하게 다가오는 안또넬라 루지에로(Antonella Rougierro)의 목소리에 취하게** 된다. **그녀의 목소리는 폭신한 스펀지처럼, 듣는 이들 모두를 순식간에 빨아들여 제 안에 담아 두는 기술**을 지닌 것 같다.
그녀의 목소리 안에서 악기들이 제각기 자리를 찾고, **Carlo Marrale(기타)와 Pierro Cassano(키보드) 두 남성 보컬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폭넓은 화음**을 만들어내며 어울어들고, 듣는 이들은 포근하게 잠드는 것이다.
제각기 어둠 속에서 빛나는 불빛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저물녘 전차 안에서의 풍경을, 이들은 어른들의 감성으로 노래**한다. 안또넬라의 보컬, 멜로디의 굴곡, 세련된 편곡 모두가, **어리숙한 아이들의 소박한 세계로부터 멀리 떨어져나와 이제 막 성인의 문턱을 넘어서 온 사람들의 지친 어깨**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내가 그들을 좋아하는 건 **단지 지쳐 있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 앨범의 여덟곡이 어느 하나 빠뜨릴 수 없이 모두 좋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하는 곡 'Ragazzo in Blue Jeans'(블루진 입은 소년)**에서 이들은 이렇게 노래한다:
*"블루진 입은 소년아, 너는 맨발로 너의 길을 가는구나...진실을 구하는 네 길을 계속 가렴. 수천가지 색깔의 꽃과 아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음악은 태어난다. 만일 네가 음치라 할 지라도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너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이들의 친구이니까. 신발을 벗으면 누구나 날 수가 있지. 나를 기다려줘, 나를 기다려줘..."*
**미친듯이 "나를 기다려 줘"라고 소리치는 안또넬라의 목소리**가, 날 수 없는 일상의 무게를 알아버렸으면서도 **신발을 벗으면 날 수 있다고 아직도 믿는, 그렇게 꿈꾸며 집에 돌아가는 저물녘의 삽화 한 컷**이 되어 아직도 귀에 울린다.
이상현 (amondull)
amondull@hitel.net
**Matia Bazar - "Semplicita" (소박한 당신)**
이곳의 '아트락' 게시판도 이제는 참 오래된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오래전에는 '프로그레시브 락' 게시판이었던 것 같다.
**92년. 처음 이 게시판에 왔을때의 느낌들.** 어쩌면 그것은 젊음의 신선함이었고, 낯선것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이었다.
한장의 음반을 손에 들고 미쳐 날뛰던 내 모습에 신기해 하던 이들의 표정. 그 의아해 하던 표정들 속에서 내가 아직도 살아있음을 느꼈던.
**'진보'라는 굴레가 버거워서 '아트'라고 치장했던 음악들.**
**마띠아 바잘의 '셈프리치따'를 라디오에서 처음 들었을때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물론 결국에는 서글퍼지는 그런 아름다움을.**
*"그래! 이탈리아 음악인데 어련하려구.... 것두 '마띠아 바잘' 음악인데."*
그렇게 건성으로 넘어갈 음악이었는데 그때 내 녹음기에는 녹음 버튼이 눌려진 상태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레이스 슬릭'의 다분히 선동적인 음악인 'The Seasons'의 바로 뒤에 녹음되었던 '셈프리치따'는 오랜만에 녹음 테잎으로만 버티던 내게 일주일내내 그 테잎을 갈아치울 엄두를 못내게** 만들었다.
**여성 보컬인 '마띠아(Antonella Ruggiero)'가 고음에서 들려주는 미성**이야 어느덧 익숙해지련만 **J.E.T의 멤버였던 알도 스텔리따(Aldo Stellita)가 들려주는 후반부의 여운**은 아무리 듣고 또 들어도 새롭기만 했던 것이다.
**그것은 마치 'Biglietto Per L'inferno'의 Confessione 중반부에 흘러나오는 남성 코러스에 견줄만한 끈질긴 집착**이었다.
이번에 시완 레코드에서 '셈프리치따'를 내놓는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오랜만에 레코드 가게앞을 설레임으로 지나치게 되었다.
**물론 '마띠아 바잘'의 음악은 멤버 구성원들이 전에 활동했던 그룹(J.E.T, 무제오 로젠바하)들의 음악과는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이탈리아 음악이라면 내가 '깐쵸네'풍의 음악보다는 '샹듀스트'나 '라떼에미에레'의 음악에 더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