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anna
L'Uomo, Pale Poli & 전체 디스코그래피
이탈리안 록의 열정과 투박한 매력을 지닌 대표적인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조영래
cynical@hitel.net
**OSANNA 전체 디스코그래피**
**OSANNA** - L'Uomo ★★★☆ - Milano Calibro 9 ★★☆ - Pale Poli ★★★★☆ - Landscape Of Life ★ - Suddance ★
**CERVELLO** - Melos ★★★★
**UNO** ★★
**CITTA FRONTALE** - El Tor ★
**NOVA** - Blink ★★
Osanna는 내가 이탈리아 밴드중 가장 사랑하는 밴드이다. 그러나 그 사랑은 **Pale Poli**까지로 멈춰야 할 것 같다.
이들의 데뷔작 **L'Uomo**는 거칠고 하드한 앨범이다. 지미 헨드릭스에 영향 받았음이 분명할 다니로 루스티치의 남발데는 피드백과 엘리오 다나의 주책없는 플룻등은 아주 혼란스럽게 들린다. 그러나 정열적인 에너지를 만끽 할 수 있는 앨범이기 때문에 나로서는 자주 듣게 되는 앨범이다.
두번째 앨범 **Milano Calibro 9**는 영화 사운드 트랙으로 이태리 록의 현악이 들어간 곡에선 감초처럼 낀다고 하는 인물 Luis Enriquez Bacalov가 참가한 앨범이다. 그가 참가한 앨범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처음 들을땐 뿅가는 것 같으면서 자주 듣다보면 싫증나는 트랙들도 있지만, Osanna의 맹렬한 저항 Variazione는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조차 알기 힘들만큼 애매모호하면서도 개성있는 편곡을 들려 주고 있다.
**Pale Poli**는 이태리 록 앨범 중에서도 손꼽히는 걸작으로 L'Uomo가 그 에너지만을 뺀다면 잿더미만 남는다면 Pale Poli는 이들의 정열에 본격적으로 치밀한 구성을 더했다는 느낌이다. **이태리 록에만 한정한다면 필청의 앨범 중의 하나이다.**
**Landscape Of Life**는 이전까지의 음악성에 배반되는 재즈록 스타일로 한 번 듣고 나서 별로 듣고 싶지 않았던 앨범이다. 재기작 **Suddance**는 본국(이태리)에선 좋은 평가를 얻었다곤 하지만 프로그레시브 록 팬들에겐 결코 어필하기 힘든 가벼운 터치의 재즈 록이다.
Osanna가 해산된 후 탄생된 두 그룹 **Uno**와 **Citta Frontale**를 비교해본다면 그래도 핵심 멤버들 - 다니로 루스티치와 엘리오 단나-가 만든 Uno쪽에 좀더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두 팀 모두 재즈필이 섞인 앨범들을 한 장씩 발표했지만, Osanna시절을 생각해본다면 한숨이 나올만큼 아쉬운 앨범들이다.
**Cervello**는 다니로 루스티치의 동생 꼬라도 루스티치가 10대때 만든 기괴한 이미지의 밴드로 어두운 분위기의 다소 전위적인 앨범 Melos를 남겼다. 취향에 따라서 굉장히 좋아할 수도, 한 번 듣고 쓰레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앨범이다. 발군의 솜씨를 지닌 꼬라도의 기타솜씨를 만끽할 수 있고 곡들의 연계도 훌륭하다.
**Nova**는 다니로-꼬라도 형제와 엘리오 단나, 그 외의 멤버들이 모여 만든 재즈 록 그룹으로 꼬라도를 흉내내기 위해 애쓰는 다니로의 모습이 서글프게 연상되는 앨범이다. 존 맥너플린 스타일의 장황한 기타 연주가 앨범을 뒤덮고 있다. Nova는 그후 이태리인들이 대거 탈락하고 나라다 마이클 월덴등과 규합해 국제적인 밴드로 성장했다고 한다.
유영재
espiritu@hitel.net
**OSANNA - L'Uomo**
Osanna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무언가 무질서하고 그다지 정돈되지 못한 인상을 받게 된다. 아트락에서 흔히 발견되는 장황한 사운드의 치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움이 베어 있는 것도 아닌, 시종일관 좡좡 거리는 기타와 플룻의 거친 음색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이탈리안 록의 대표적인 그룹의 하나로서 손꼽히는 이유는 그러한 투박함 속에 베어 있는 **이탈리안적인 열정**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1971년에 발매된 Osanna의 데뷔 앨범 **[ L'uomo ]**는 한창 우리 나라에서 수입 레코드상이 큰소리 땅땅 치고 있을 무렵인 1980년대 후반에 1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팔리던 음반이다. 삼면으로 펼쳐지는 재킷이라는 점도 국내 수입 레코드점 주인들이 이 앨범의 가격을 높이는데 큰 영향을 미쳤었을 것이다.
암튼간에 80년대 중후반에 수입 레코드점을 전전하며 아트락 음반들을 사모으던 사람들에게 이 Osanna의 1집은 그 당시의 대표적인 바가지 앨범의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물론 지금은 거의 발에 채이는 음반이 되어 버렸지만...(CD라는 매체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본앨범은 **적당히 하드한 사운드에 적당한 서정성이 베어 있는**, 말 그대로 적당히 들을만한 작품이다. 당시 유행(?)하던 하드락과 사이키델릭과 블루스락을 조금씩 차용해서 아주 멋들어지게 섞어 놓은 듯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데, 어쿠스틱 기타와 안개 같은 오르간 연주로 시작하여 격정적인 기타와 플룻 연주로 이어지는 첫곡 **'Introduzione'**부터 이러한 요소들이 적절히 배합을 이루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심야 방송에서 무척이나 자주 들을 수 있었던 타이틀곡 **'L'uomo'**와 **'Mirror Train'**을 비롯, ('L'uomo'의 중반부에서의 애절한 색서폰 연주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부분!)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 **'L'amore Vincera Di Nuovo'** 등이 특히 돋보이는 트랙들이다.
그 외에도 절도 있는 리듬이 흥겨운 **'Vado Verso Una Meta'**, 이색적으로 영어 가사로 부른 **'Everybody's Gonna See You Die'**와 **'Lady Power'** 등, 모든 곡이 나름대로 들을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많은 이탈리안 록 그룹들이 영국의 아트록 그룹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Osanna의 경우도 역시 영국 그룹인 **Jethro Tull**의 영향을 받았으며 그 영향의 정도가 본 데뷔 앨범에 가장 짙게 나타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로서는 Jethro Tull의 그 어떤 앨범보다도 이 음반에 더 정이 간다. 그 이유는 다소의 산만함과 투박함 속에서도 그들 특유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시켰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더군다나 앨범 제목에서와 같이 남성적인 **Lino Vairetti**의 목소리, 멋지지 않은가?
가뜩이나 산만하고 투박한데다가 난해함까지 가미시켜 정을 붙이기가 너무나 어려운 Jethro Tull의 초-중반기 음악과 비교해 한층 더 친근감(?)을 주는 것이 바로 Osanna의 음악이다.
(Jethro Tull 팬들께는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