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xy Music

세련된 모더니티의 극치 - 브라이언 페리의 야심작

오찬익ooci@hitel.net, from island

진보적 예술가로서의 브라이언 페리와 이노

음악 감상의 본질

음악 감상이란 행위는 매우 주관적인 취미이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건 매우 피상적일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건 단순히 음표들과 감각기관의 만남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의 배경을 알고, 음악가의 생각을 이해하는 건능동적인 정신활동이 개입되었을 경우에 가능하다.

록시 뮤직의 음악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잡변을 늘어놓는 까닭은 록시 뮤직이 흔히 진보적인 밴드로 거론되곤 하지만,그들은 사변적인 철학에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Bryan and Brian [1971-1973]

록시 뮤직은 이중성을 지닌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브라이언 페리는 적어도 출발할 때엔 매우 야심에 차 있었던 것 같다. 당시, 그가 염두에 두었던 건 '데이빗 보위'였으리라 생각된다.

내 생각으론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했던 건 '모더니티'이다. 다시말해서 현대적인 감각의 세련된 음악을 하고 싶었던 거다. 'Roxy'라는 단어는 그의 전략을 단순하지만 명쾌하게 함축한다.

하지만, 이런 긴장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노는 자신의 작곡을 포함시키려 했지만 페리의 반대로 번번히 좌절되었고, 상심한 끝에 밴드를 떠나고 만다.

Brilliant Days [1973-1976]

이노의 탈퇴는 밴드가 페리의 독재체재로 전환했다는 걸 의미한다. 그에 비해 페리는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이며 패셔너블한 감각의 외모와 누군가의 표현대로'모성본능을 자극하는' 독특한 바이브레이션으로 노래한다.

주지하다시피 이때 발표된 세작품들 'Stranded','Country life','Siren'은 록시뮤직의 정점이라고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그 결과로 세번째 작품인 'Stranded'가 챠트 1위까지 오르는 성과를 이뤄낸다.

This is Pop? [1979-1983]

4년만에 발표된 새 작품 'Manifesto'에서 밴드는 완전히 변했다. 연주는 훨씬 차분해 졌으며, 페리의 목소리는 매우 나긋나긋하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면, 그건 세련된 감각일 것이다.

이 작품을 듣고 있자면 두가지 감정이 교차됨을 느낄 수 있는데, 하나는 70년대 록이 보여주었던 긴장과 힘이 이렇게 사그러드는구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페리의 음악적 센스가 정말 대단하구나하는 것이다.

최고작 'Avalon'

'Avalon'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도회적인 세련미'의 극치를 들려주고 심지어는 '보여'준다. '도심 한 복판에 솟은 스카이스크래퍼... 그 꼭대기 층엔 내 거실이 있다. 커튼을 걷으니 석양 무렵이다. 베란다의 안락 의자에 앉아 저녁 놀을 바라본다. 아련히 떠오르는 회상들... 사랑의 추억들... 나의 아발론...'

여러분은 다시 못올 록과 팝의 환상적인 랑데뷰를 체험하게 될테니까...

조영래cynical@hitel.net, 96.3

앨범별 상세 리뷰

Roxy Music (1972) - 데뷔작 ★★★★☆

1972년 데뷔작인 이 앨범은 아직은 확연한 Roxy Music의 제 색을 드러내지 못한 앨범이다. 이 앨범은 Roxy Music의 앨범치고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평범한 곡들로 채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추천곡: Re-Make/Re-Model, If There Is Something, Sea Breezes

개인적인 점수: 100점 만점에 80점

Stranded (1973) - 세 번째 앨범 ★★★★★

이 앨범에서부터 당시 꽃띠 18세였던 Eddie Jobson이 대머리 총각 Brian Eno를 대신하고 있다. Roxy Music은 데뷔작에서와 같은 엉성함과 부조화를 완전히 떨궈내고 Roxy Music 특유의 세련된 로맨티시즘이 가득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최고 추천곡: A Song for Europe - 개인적으로 이들의 곡중 가장 좋아하는 곡

개인적인 점수: 100점 만점중 95점

Siren (1975) - 대표작 ★★★★★

여러 평론가들에게서 극찬을 받았던 앨범이기도 하고, Roxy Music 초중기의 음악적 결정체로 그들의 대표작으로 많이 평가받고 있다. 앨범의 커버를 장식하고 있는 깡마른 여인네는 Mick Jagger의 마누라인 Jerry Hall로 알려져 있다.

추천곡: Love Is the Drug (히트곡), Sentimental Fool (6분 13초의 감동적인 곡)

개인적인 점수: 100점 만점 중 95점

김기리다fensten, 92.11

앨범 자켓의 특징과 'Roxy'의 의미

Roxy란 말은 추측건데 Rock과 Sexy의 복합어가 아닌가하는데 그 근거는 제가 본 모든 앨범서 야한 여성이 등장한다는 겁니당.

  • 3집: 젖은 옷에 숲속에 쓰러져있는 흑인여성(옆엔 백인 가발...흑백간 갈등의 암시가 아닌지?)
  • 5집: 바닷가 바위에 요염하게 엎드려있는 이상한 인어?(발있음)
  • 4집: ...여기선 말할수 없음...직접 눈으로 확인하세요..킥

이들은 79년에 재결성하여 Manifesto, Flesh+Blood, Avalon 등을 발표하지만 옛 명성엔 못미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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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모더니티의 극치 - Rock + Sexy = Rox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