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vers Zero

벨기에 챔버록의 선구자

유영재espiritu@hitel.net92년 12월
UNIVERS ZERO Uzed 챔버록은 일반적으로 조금은 접근하기 힘든 음악으로 인식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챔버록이라는 것에 한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마치 마약과 같이 중독되어 버리게 하는 위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에 대한 치료 방법은 아는바 없다. 실내악에 사용되는 악기들을 주축으로 매우 복잡하고 전위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 이들 챔버록 밴드의 대표 주자로는 Art Bears, Art Zoyd, Henry Cow, Univers Zero, Zao, Zamla Mammaz Manna, Julverne 등이 꼽힌다. 소위 RIO (Rock In Opposite)계열의 밴드라고도 불리우는 이들은 대개 아트록의 쇠퇴기라 할 수 있는 70년대 후반과 80년대에 활발한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팀들도 상당수이다. 이 중에서 벨기에의 챔버록 그룹인 Univers Zero의 84년도 네번째 앨범이자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 Uzed ]를 소개하겠다. 사실 그들의 걸작은 따로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5장의 앨범 모두 훌륭하며 이들의 음악은 처음 접할 시에는 그 특유의 불안함으로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한번 매료되기 시작하면 좀처럼 빠져나올수가 없다. 실제로 본인 주위에서는 이들을 거의 우상화하는 사람도 보았고, 이들의 앨범을 모두 입수해서 밤낮으로 연구(?)하다시피 하는 사람도 보았을 정도이다. 이들의 리더는 드러머인 Daniel Denis이며, 데뷰 초기엔 7인조 그룹이었으나 본작을 발표할 당시에는 5인조로 축소되어 있다. 총 5곡이 수록된 이 음반은 러닝타임 45분여가 긴장감과 불안감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때로는 드라마틱한 연주를 들려주기도 한다. 첫곡 'Presage'는 이 그룹의 모든 곡중 가장 처음 접해보았던 곡으로 중반부의 광기의 색서폰 연주를 들었을 때의 오싹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피아노의 인토로에 이어 점점 고조되어 가다가 폭발해버리는 드럼과 색서폰 연주는 충격적이다. 두번째곡 'L'etrange Mixture Du Docteur Schwartz는 절묘한 변박자의 연주가 인상적이며 다니엘의 드럼 실력도 돋보이고 있다. 세번째곡인 'Celesta'는 엄숙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피아노와 클라리넷으로 시작,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주선율을 이루면서 의외로 얌전한 진행을 펼쳐나간다. 그러나 후반부의 웅장한 퍼커션이 등장하며 분위기는 급전환되고 그 뒤를 잇는 기타 연주는 섬뜩한 느낌까지 가져다준다. 다음곡 'Parade'는 2번째 곡과 비슷한 분위기로 시작하는데, 각악기가 비교적 절제된 연주를 보이지만 중반부의 첼로의 활놀림은 긴박감을 자아내게 하며 베이스와 드럼의 리듬감이 뛰어나다. 마지막곡이자 16분여의 대곡인 'Emmanations'는 상당히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로 시작, 조금은 늘어지는 듯한 연주를 들려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갑자기 베이스와 드럼이 무섭게 엄습해오고 이어지는 색서폰과 첼로의 합세, 변화무쌍한 비트, 그리고 너무너무 그로테스크한 엔딩! 그 후에 흐르는 고요한 적막감.... 음반이 끝난 후 한참뒤에야 제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그 마력은 놀라울 정도다. 이 앨범을 비롯한 그들의 모든 앨범은 CD로 재발매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음반을 들을 때는 CD보다는 LP를 권하고 싶다. CD로 들어본 바에 의하면, LP에서의 그것보다 박진감이나 긴장감이 조금 떨어진다. LP로 들어야 그 기괴한 맛을 더 리얼하게 느낄 수 있다.
아일랜드94.10
제2부 Univers Zero 특집 - 1 <Chamber Rock에 관하여> 70~80년대 들어 록 음악은 점점 세분화되는 경향을 띠게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경향성을 띠었던 대부분의 무리들이 내걸었던 모토는 기존 록의 틀로부터의 탈피였지만 실재로 이들이 차용했던 방법론은 이미 존재했던 음악형태들로부터 힌트를 얻은 것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챔버록이라는 음악 쟝르도 매우 새로운 형태의 음악형태이긴 하지만 그 이름이 의미하듯 실내악적인 현대 음악의 방법론을 어느 정도나마 인용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챔버록이라는 음악쟝르는 70년대 중반경부터 본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챔버록이 등장하게된 계기는 전술한 대로 기존 록, 특히 당시의 진보음악의 주류를 이루었던 이데올로기적이고 관념적인 록음악에 대한 혐오감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관념적이고 이념적인 낭만주의에 대한 안티테제로 등장했던 현대 음악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었다. 드뷔시와 라벨의 인상주의 음악과 바르톡의 야수파적인 음악, 그리고 쇤베르그의 무조 음악 등등의 일련의 현대 음악들의 경향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이들 음악은관념적인 내용 혹은 메시지의 전달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인 인상에 대한 포착과 보다 느낌과 직관에 의존하였다. 혹은 이런 '무개념적인' 음악은 노노(Nono)에서와 같이 극좌적인 성향으로 나타나거나 그 유사성으로 말미암아 서양적인 질서의 개념에서 탈피하여 동양적인 사고방식에 근접하는 형태로 등장하곤하였다. 사실, 이러한 현대 음악적인 방법론을 광범위하게 채택하였던 것은 챔버록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미 Jazz분야에서는 Free Jazz라는 형태로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챔버록은 현대 음악에서 직접적으로 야수파적 영향에 속한다. 또한 오늘 소개드릴 Univers Zero나 Third Year Band등은 챔버록의 정의라고 할만큼 직접적인 현대 음악의 경향성을 가장 충실히 이어받은 대표적인 챔버록 밴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명한 진보 밴드들이 그랬듯이 이들은 과거의 방법을 단순히 답습하는데 그치지 않고 보다 다양한 형태의 음악과 연관지어 독창적인 형태의 록 음악을 탄생시켰다. 이들의 음악에서 중근동의 음악과 전자 음악이 혼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에 기인한다. 다른 형태의 진보 음악사조들과는 달리 챔버록은 80년대이후 90년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시대 조류에 영합하지 않는 음악적스타일에 기인한 듯하다. 이러한 부류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밴드들로는 Art Zoyd, Shub Niggurath 등을 들 수 있으며 이와 유사한 형태 그룹들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음악이라는 형태가 존재하는 한 이러한 종류의 음악적 시도들은 결코 소멸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차후 이들의 음악적인 행보에의 관심을 촉구해 본다. UNIVERS ZERO Univers Zero는 프랑스의 Art Zoyd와 함께 이른바 챔버 록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그룹이다. 이들은 1970년대 중후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약10여년에 걸쳐 5장의 앨범과 1장의 EP를 발표했으며 그 각각의 작품은 챔버 록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앨범이다. 처음 이들은 아방가르드 록 페스티벌인 RIO(Rock in Opposition - Rock음악의 상업화에 반대하는 일련의움직임. 주로 전위적이고 비상업적인 음악을 구사하며 대표적인 그룹으로는 영국의 Henry Cow를 들 수 있겠다.) 에서도 차가운 냉대를 받기도 했지만, Univers Zero와 이들이 탄생시킨 또 하나의 그룹 Present의 앨범들은 오늘날 매니어들 사이에서 높은 지명도를 얻고 있다. 초창기 이들의 작품들은 지나치게 20세기 클래식의 범주에서만 머물러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네번째 앨범 'Uzed'에서 드디어 클래식의 아류에서 탈피하는데 성공해 오늘날과 같은 명성을 얻게 되었다. Docteur Petiot 챔버록의 대명사로 알려져있는 이들이 첫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77년의 일이다. 당시 기타, 베이스, 퍼커션이라는 기본적인 록 밴드의 편성외에도 바이올린, 비올라, 바순등의 클래식악기를 포함함으로써 기존의 불완전했던 형태로부터 도약하여 완성적인 형태의 챔버록을 선보이게 된다. 이들의 음악적인 특징은 리더인 Daniel Danis의 독특하고다이내믹한 리듬전개방식, 그리고 현악파트의 돌발적인 진행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이들 데뷰작의 자켓에서도 느낄수 있듯이 '13'이라는 숫자로 상징되는 현대인의 정신적인 강박관념과 어두운 이면을 표현하고자 의도된 듯하다. 데뷰작에서 소개드릴 Docteur Petiot는 첫부분부터 긴장감있게 진행되는 현의 움직임에서도 느낄 수 있다시피 그러한 그들의 의도와 잘 부합하는 곡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Jack the Ripper Univers Zero의 두번째 앨범 'Heresie'에 수록된 곡으로 D.Denis와 R.Trigaux가 공동으로 작곡한 곡이다. 제목에 등장하고 있는 Jack the Ripper는 영국의 엽기적인 살인마로, 주로 여자들을 대상으로 잔인한 살인 행각을 일삼았던 인물이라고 한다. (Rip의 뜻을 생각해보시길...) 곡의 전면을 뒤덮고 있는 음침하고 사악한 분위기는 단연 Univers Zero의 트레이드 마크격인 음이고, 특히 이 곡은 영화 음악과도 같이 느껴지는 박진감 있는 전개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곡이라고도 생각된다. Le Poison Qui Rend Fou, Part 2: Didi Dans Ta Chambre! Present의 두번째 앨범 'Le Poison Qui Rend Fou'의 수록곡으로, Univers Zero와 비슷한 어두운 이미지를 추구하면서도 방법적으로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다. Univers Zero 초창기의 갑갑한 클래식의 굴레를 과감히 탈피해 Roger Trigaux의 기타 연주로 엮어내는 연주는 그 독창적이라는 면에서보더라도 초창기 Univers Zero보담은 한 수 위가 아니었나 싶다. - 물론 이 두 그룹은 실질적으로 같은 두 인물 Daniel Dennis와 Roger Trigaux가 이끈 것이긴 하지만 - 결국 Present 시절을 통해서 Daniel Dennis는 Univers Zero의 음악에도 보다 힘있는 리듬과 일렉트릭한 면이 필요하다는 것을깨달은 것 같고, 그것은 후에 Univers Zero 최고 걸작으로 불리우는 'UZED'를 통해서 나타나게 된다.
Univers Zero는 챔버락이라 불리는 장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존재다. 일단 이들의 시작지점은 다른 락밴드 들과는 달리 재즈와 클래식이었고(멤버 대부분이 재즈나 클래식 교육을 받은 자들이다) 그 지향점은 락에 가까운 것이었으나 기본의 락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결성될 당시의 벨기에 음악 씬이라던가 그 배경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내게) 없는 상황이서 이들의 존재는 정말 격절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항상 유럽에는 독일을 종주로하는 클래식 음악의 전통이 있었고 우리나라나 다른 여타 아시아권과는 달리 문화의 격절이 없이 전통이란 것이 유지되어왔다는 사실만 가지고도 이들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현대음악에 대해 무지하여 이들이 정말 Bartok이나 Stravinsky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이들은 언젠가 자신들이 Huybrecht라는 벨기에 작곡가를 추앙했다고 밝힌 바가 있다. 독선적(이라고 추측되는) 리더인 드러머 Daniel Denis를 중심으로 Arkham이라는 밴드가 결성된 것은 73년이다. Arkham은 Lovecrafts라고 불리는 신화에 나오는 도시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밴드명을 Necronomicon(necro-라는 접두어는 시체를 뜻한다)이라고 바꾸고 멤버가 보강되자 이름을 다시 Univers Zero라고 바꾼다. 이미 이전부터 음악활동을 하고 있던 Denis에게 Magma의 리더 Christian Vander가 벨기에 공연을 왔다가 가입을 권유한게 72년이다. 이때 다른 이들과 그런 제안을 받았으나 같은 드러머이고 둘다 카리스마가 짙은 인물이라 Denis는 이를 거절한다. 이때 Magma에 가입한 키보드 주자 Jean-Luc Manderlier는 명반 Mekanik Destrutiv Kommandoh에 참여하게 된다. 물론 Univers Zero도 Magma의 영향으로부터 아주 자유롭지는 못하다. 그만큼 Magma는 불어권 재즈락에 있어서 유일무이한 존재였다. Denis가 Roger Trigaux를 만난 것은 74년이다. 이 둘의 만남은 밴드가 안정됨을 의미했다. Trigaux는 연주력 뿐만 아니라 작곡력도 겸비하고 있었고 음악적 색깔이 드니와는 다르게 락쪽에 더욱 경도되고 실험적인 면보다는 작곡의 치밀함에 더욱 중점을 두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다가 77년에 데뷔음반인 <Univers Zero>를 발매한다. 현악주자 둘에 기타, 베이스 하모니움, 바순주자까지 갖춰진 완벽한 실내악단으로서 낸 음반이다. 78년에 헨리로부터 RIO(Rock in Opposition:상업화에 저항하는 락 운동)에 가입하라는 권유가 있어 이들은 가입한다. 그러나 이들은 정치적인 색보다는 예술 지상주의자에 가까운 집단이었고 '음악외의 것을 위해 음악을 희생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또 '우리가 관심있는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악기로 무엇을 할 수있는지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최대한 멀어지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니만큼 충분히 RIO의 정신에 걸맞는 집단이었다. 그 사이에 Christian Genet가 밴드를 떠나고 그 자리를 Art Zoyd의 핵심 멤버인 Thierry Zaboitzeff가 맡아준다. 76년에 이들의 두번째 LP <Heresie(이단)>이 발매되었다. 이는 그들이 낼 수 있는 가장 악랄한 소리로 가득 찬 음반이었다. 이들과 Art Zoyd와의 친교는 나날이 깊어져 79년에는 Musique Pour l'Odyssee에 드니와 Michel Berkmans가 참여해주기도 한다. 음악적 견해차를 극복하지 못한 Roger Trigaux는 이집 발매직후 밴드를 떠난다. 그는 나가서 UZ의 첫번째 음반에서 작업했던 이들과 함께 Present을 결성한다. 그러나 드니와 트리고의 사이가 멀어진 것은 아니어서 Present의 음반에 드니는 드러머로 참여하였다. 그것은 리더가 바뀐 같은 밴드라고 봐도 좋을만큼 교류가 깊었다. 80년의 쁘레장의 첫번째 LP <Triskaidekaphobie(13공포증)>이 발매된다. 이는 UZ와는 꽤 다른 음악을 보여주는데 단번에 드러나는 것은 기타가 전체를 리드한다는 점이다. 81년에 이들의 세번째 LP <Ceux du Dehors(이방인들)>이 발매된다. 이는 이전의 어쿠스틱한 음과는 달리 일렉트릭 악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못들어봤다). 보통 사람들은 본작 이전과 이후로 시기를 나눈다. 아마도 키보디스트 Andy Kirk의 가입과 무관치 않으리라. CD에는 보너스 트랙으로 [Triomphe des Muches]가 있는데 이는 LP에 없는 싱글이다. 그사이에 긴 휴지기가 있는데 이때 이들은 EP <Crawling Wind(울부짖는 바람)>을 발매한다. 이는 처음에 일본에서 나왔는데 유럽에서 배포가 잘 안되어 초 희귀 음반이 된데다가 시디화가 안되어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의 한곡이 Musea에서 나온 Zeuhl 컴필레이션 음반 <Enneade>에 실려있다(고 한다-본적 없다...^^;). 84년에 멤버를 싹 갈아치우고 네번째 LP <Uzed>를 발매한다. 최상의 결과물이다. 85년에 쁘레장의 두번째 LP <Le Poison qui Rend Fou(너를 돌게만드는 독약)>이 발매된다. 이전작과는 약간의 단절이 엿보이고 더 내면에 침잠한 음반이다. 그리고 쁘레장은 해산한다. 86년에 다섯번째 LP <Heatwave>가 발매된다(역시 못들어봤다.). 그리고 87년에 밴드가 해산한다. 별 이유가 안 알려져있는것을 보면 드니가 밴드 생활에 싫증을 느꼈을 듯 하다. 몇년 놀다가 91년에 드니는 솔로작 <Sirius & the Ghist>를 발매한다. 그리고 93년에 두번째 솔로작 <Les Eaux Troubles>를 발매한다. 두장 다 신쎄사이저로 떡칠이 되어있고 그만의 날카로움이 잘 살아있지 못한 똥판들이라 한다. 둘 다 여론이 안좋은 음반이다. 똥판을 내고 자신감이 없어졌는지 드니는 93년에 Art Zoyd의 멤버로 가입한다. 그사이에도 Art Zoyd는 맹렬히 음반을 발매하여 전작을 모으려면 한 살림 쪼개야하는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 대충 열장도 넘는다. 사이사이에 사운드트랙 한것만 해도 상당히 많고 게다가 발레음악까지 했다. 무서운 놈들이다. Art Zoyd와의 투어 도중에 드러머 자리를 잠시 Dave Kerman(최근 프로그레시브계의 신성으로 U Totem, 5uu's, Thinking Plague, Blast 등의 드럼을 쳤다. 요새는 ReR, Cuneiform쪽이 분명 강세인 듯 하다.)에게 주고 그새 아들놈과 재결합한 Roger Trigaux의 쁘레장과 투어를 다닌다(친구는 좋은 것이다). 96년, 예전이 좋았다고 느껴졌는지 드니는 UZ를 재결성한다. 이미 쁘레장은 아들과의 듀오로 93년에 <COD Performance>를 내고 93년에는 <Live>를 발매하였다. 외지에서는 이들이 이전보다 더 잘한다고 하나 살짝 들어본 <COD Performance>나 <Live>는 좀 별로인 감이 있었다. 물론 이런 음악은 좀 시간을 두고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이러구러 98년 초에는 이미 쁘레장이 새음반인 5집 <Certitude>를 발매하였고 UZ도 6집 <The Hard Quest>의 발매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과연 노장들이 얼마나 잘할지는 의문이지만 이미 외국에서는 거장대접을 받고 있는 듯 하다. 01.<Univers Zero(aka 1313)> A- 이 역사적인 데뷔 음반은 이들의 음악스타일인 음산하고 고딕스러우며 단정한 맛을 그대로 잘 살려주고 있는 나무랄 데 없는 음반이다. 드러머가 리더이지만 튀지 않고 밑에서 받쳐주면 현악 앙상블이 멜로디를 만들고 베이스와 바순이 음색을 더욱 두텁게 해준다. 누가 들어도 락의 범주에 집어 넣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만 드럼과 베이스 기타라는 기본적인 편성은 종종 락적인 맛을 들려주기도 한다. 일단은 Septet이 연주하는 현대음악에 가까운 음반. [Docteur Petiot]는 나찌 독일에서 사람들을 도망치게 해주는 척 하면서 사람들을 난도질하고 태우고 하던 사악한 인간에 대한 영화라고 한다. 02.<Heresie> B+ 물론 전작과 비슷한 멤버구성(사람은 좀 바뀌었다)으로 이전 스타일을 고수하였으나 이쪽 방면에서 낼 수 있는 최악의 음산함을 구현하였다. 그러나 워낙 대곡지향주의라 집중력에서 좀 문제가 있는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잘하는 밴드라도 이십분 이상의 곡을 연주하며 청자의 집중력을 잃지 않기는 힘든 것이다. Univers Zero의 곡들 중 인상깊은 곡들은 대부분 십분 안쪽이다. [Jack, the Ripper]는 유명한 살인자이다. 그 분위기를 날카롭게 잘 드러내었는데 이는 핑크 플로이드의 [Careful with that Axe, Eugene]과 비교할만 하다. 04.<Uzed> A+ 사실 전체가 완벽한 음반은 못된다. B면이 그렇게 응집되어있지 못하다. 그러나 이들은 챔버락이 뽑아낼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뽑아내었다. 벨기에같이 작은 나라에서 이런 최고의 밴드들이 Julverne, Present 등등 쏟아져 나온다는 것은 전통이란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듯 하다. 없어서 못사지 있다면 주저없이 구입해야 할 음반이다. 01.<Triskaidekaphobie> A- UZ와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이긴 하나 비교적 기타가 돋보이고 약간 미니멀한 음악을 추구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 이는 기타리스트들의 영원한 스승 Fripp선생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비교적 음악에 여유가 있고 UZ의 대곡들과는 달리 감정을 서서히 집중시키는 대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02.<Le Poison qui Rend Fou> A- 항상 그렇듯이 창조 뒤에는 여지없는 모방이다. 언제까지나 창조할 수 있는 인간은 킹 크림즌이나 핑크 플로이드처럼 영웅대접을 받는다. 다행히도 완성도에서 차이를 느끼진 않을 정도로 탄탄하게 만들었으므로 별 문제는 없다. 사실 문제가 있어도 할 수 없다. 이거는 1,2집 합본으로 재발매되어 안사고 싶어도 살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