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tramp

Even in the quietest moment (1977)

Supertramp - "Even in the quietest moment"

이강영 (Lennon, kylee@kias.re.kr)

Fish님의 글을 읽고있으면 해당 음반이나 혹은 그 아티스트의
음반을 사고 싶은 참기 힘든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거기다가
e-mail을 읽은 즉시 마우스로 몇 번 클릭만 하면 그 음반을
주문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의 시대가 도래한 작금에는, Fish님의
음반 / 공연 리뷰를 읽을 때는 각별한 주의가 새삼 요망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방금도 로저 허드슨의 음반을 씨디월드에서 바로 찾아보았습니다.
다행히(?) 비싼 수입반밖에 없어서 주문은 하지 않았습니다. ^^
앞으로는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곧 정신을 차리겠죠. T_T

그래도 Fish님의 리뷰를 읽은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뭔가 조그만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어서 일종의 릴레이 리뷰를 사작해 볼까 합니다.
관계되는, 혹은 연상되는 앨범을 계속 리뷰해나가 보자는 것이죠.
며칠 전에 했던 아티스트 관계지어주기에서 약간 모티베이트됐고,
마침 제가 최근 수퍼트램프의 저 앨범을 second hand CD로 구입해서
오랫만에 죽 들었다는 것도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중 하나입니다.

Even in the quietest moment (1977) - Supertramp

이 앨범은 수퍼트램프의 울트라메가히트올타임베스트셀러인
Breakfast In America 의 바로 전 앨범이어서 그런지 웬지
들을때마다 폭풍전야를 연상케 됩니다. 한편 음악적으로는
가장 깊이있는 내용을 담고있다고도 하는데 그것은 전반적으로
이들의 곡치고는 무거운 곡들이 주로 포진해있고 Fool's overture로
대표되는 다소 복잡한 대곡취향의 (10분대 1곡, 6분대 3곡)
앨범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Crime of the Century ('74) 에서
Crisis, What Crisis? ('75)를 거쳐 이 앨범에 이르는 기간을
밴드의 창조력이 가장 활발했던, 수퍼트램프의 가장 좋은 시절로
꼽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 은 Breakfast In America가 너무 크게 히트했기 때문에,
그 이후 밴드는 더 이상 전과 같을 수 없었다는 역사를 의식해서
하는 애기겠지요. 어쨋든 저도 이들의 앨범중 베스트를 꼽으라면
Crime..., Breakfast..., 그리고 이 앨범을 택해야 할 겁니다.

크레딧

1977: Even In The Quietest Moments

Roger Hodgson - Vocals, keyboards and guitars

Rick Davies - Vocals and keyboards

Dougie Thompson - Bass

John Anthony Helliwell - Wind instruments and vocals

Bob C. Benberg - Drums and percussion

Produced by Supertramp
Recorded at the Caribou Ranch, Colorado and the Record Plant, L.A.

트랙별 분석

1. Give A Little Bit

찰랑거리는 어커스틱 기타를 배경으로 가볍게 부르는 사랑노래입니다.
중간의 색소폰이 끼어들면서 이들 고유의 분위기로 접어듭니다.
이 앨범 최고의 히트곡이기도 합니다. (US top 20)

2. Lover Boy

느리고 비장하게 불러지는 발라드입니다.

3. Even In The Quietest Moments

브리티쉬 트래드 포크 풍의 노래로 시작되어 점차 사운드가 복잡해집니다.
Babaji보다는 이 곡이 더 prog 팬의 취향에 맞을 듯 합니다.
전형적인 prog. 발라드에 가까운 곡입니다.

4. Downstream

좀 목가적이라고 할까, 그렇게 여유있게 부르는 발라드입니다.
새삼 느끼는건데, 이 앨범은 느린 곡들이 참 많군요. 수퍼트램프
특유의 업 템포의 곡이 아직까지는 Give A Little Bit 뿐입니다.
굳이 얘기하자면 이 곡과 Lover boy가 이 앨범에서는 좀
약하게 느껴지는 트랙입니다

5. Babaji

Fool's overture와 더불어 이 앨범에서 prog. 팬을 위한 서비스라고
일컬어지는 곡입니다...만 별로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고, 그들의 최대
히트곡인 '논리적인 노래' 를 조금 비장하게 부르는 듯한 곡입니다.

Bring it out so we can sing it out
Help me to find it before we lose it
At night when the stars are near

이 부분이 특히 그렇군요. 로지칼 송 첫부분이 바로 연상됩니다.
이들의 특유의 멜로디 라인, 비장한 분위기이면서도 쿵작거리는
업템포의 리듬, 배경의 신디사이저 등이 잘 어울린 좋은 곡입니다.

6. From Now On

역시 느리고 (이들 방식으로) 비장한 분위기의 무거운 노래입니다.
곡의 이부분 저부분이 다 친숙하게 들리는 이유가 뭘까요?
노래는 어떤 부분에는 스팅이 마이클 볼튼을 부르는 것같고,
어떤 연주는 라디오 시그날에서 들었던 듯하고...

7. Fool's Overture

Supertramp의 prog 곡으로 일찌감치부터 알려진 곡이죠.
이들의 홈페이지들에도 비슷한 말이 적혀있습니다.
길고 변화무쌍한 곡 구조, 진지한 가사, 복잡하고 웅장한 연주,
중간의 효과음들때문에 그런 평가를 얻는 듯 합니다.
다채로운 연주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보수적인' 심포닉입니다.
알란 파슨스의 Silence & I 같은 곡을 연상하시면 될 듯 하군요.
(곡이 비슷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음악적 특성

저는 Hide in the shell이나 The Logical song 에서 들을 수 있는,
업 템포의 유창한 멜로디를 로저의 독특한 목소리로 불러대면서
색소폰이 감겨오는, 그런 사운드가 수퍼트램프의 전형적인 것으로
입력되어 있습니다. 그런 기준에서 이 앨범은 다소 발라드적인 곡들,
복잡하고 변화가 심한 구성, 무거운 분위기 등으로 특징지어집니다.

Babaji가 가장 수퍼트램프의 사운드다운 좋은 곡이고, 역시 '바보 서곡'도
저같은 심포닉 취향인 사람에게는 잘 맞는 곡입니다.

앨범 커버 퀴즈

그냥 마치기는 섭섭하니까, 문제 하나. 이 앨범의 자켓에는
눈 덮인 피아노 위에 Fool's overture라는 제목이 붙은
악보가 놓여있습니다. 이 악보는 어떤 곡의 악보일까요?